"잠들면 돌로 허벅지 찍기, 그러다 사망까지"…'그알',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 추적

강선애 2023. 10. 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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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엽기적인 돌 찍기로 알려진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의 내막을 추적한다.

오는 28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죽음의 돌 찍기 그리고 집행자-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 편이다.

지난 7월 29일 오전 11시 31분경, 전남 여수의 한 졸음쉼터에서 사람이 사망한 것 같다는 신고 전화가 119에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 안 조수석에 있던 남성은 이미 호흡이 정지돼 있었고, 사후강직도 진행된 상태였다. 차 안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는데, 사망자의 상태를 살피던 구급대원은 사망자의 바지에 오물 같은 액체가 양쪽에 묻어 있는 걸 발견했다. 바지를 걷어 보니 놀랍게도 액체의 정체는 진물. 사망자는 다리뼈가 보일 정도로 양쪽 허벅지가 괴사돼 있었다.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각한 허벅지 부상을 당해 패혈증으로 사망한 남성은 강호진(가명, 32세) 씨. 광대뼈와 갈비뼈가 노출될 정도의 저체중 상태로 발견된 그는, 생살이 썩어가는 아픔과 배고픔의 고통을 참다가 숨진 것으로 보였다. 경찰은 강 씨가 차 안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걸로 추정했고, 신고자이자 운전자였던 남성 오지훈(가명, 31세) 씨를 의심했다. 그런데 신고 당시에는 멀쩡해 보였던 오 씨 또한 확인해 보니 허벅지가 괴사돼 위중한 상태였다. 두 사람이 탄 차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 초기 경찰은, 두 사람이 함께 게임을 하면서 생긴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다투다 폭행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오 씨는 강 씨의 요구로 차 안에서 토론을 계속하기로 했는데, 토론 도중 상대방이 잠들면 돌로 허벅지를 찍는 벌칙을 주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한 달이나 이어진 끝장토론의 과정에서 자신 또한 강 씨로부터 허벅지에 여러 번 폭행을 당했다는 오 씨. 합의하고 어떻게든 끝내고 싶었지만, 끝이 나지 않아 괴로웠는데, 그러던 도중 강 씨가 먼저 쓰러져 사망했다고 했다.

성인 남성 둘이 잠도 자지 않고 생살이 썩어가는 고통을 견디며 서로를 엽기적으로 폭행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 오 씨의 초기 진술은 정말 사실인 걸까. 사실이라면,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치료도 받지 못하고 돌 찍기를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하지만 유일한 목격자인 오 씨 또한 다리근육 괴사 및 과다출혈로 심각한 상태였고, 사망하기 직전 단계에서 이송돼 한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사건의 발단과 두 사람 사이 진실이 미궁 속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월 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여러 번의 응급수술로 의식을 되찾은 오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아픈 두 다리 때문에 여전히 거동이 불편한 그가 어렵게 털어놓은 얘기는 놀라웠다. 무엇보다 과거 알고 지냈던 강 씨와 갈등이 시작된 건 함께 게임을 하다 채무가 생겨서가 아니라는 오 씨. 지난해 11월 강 씨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는데, 강 씨가 쓰던 통장에서 오 씨 명의로 돈이 출금됐다는 것이다. 오 씨 본인은 돈을 출금한 적이 없는데 영문 모를 일이 벌어졌고, 이후 차 안에서의 감금과 같은 생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119에 신고한 후 누군가의 지시로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는 휴대전화를 제작진에게 건넨 오 씨. 제작진이 포렌식으로 되살린 휴대전화 속에는 충격적인 동영상과 음성 및 메모 파일이 남아있었다. "조금이라도 자면 형이 처리할 테니 허벅지 집행해. 풀 파워로 10대", "총 채무 897,750,000. 벌금 1시간 반 잠듦, 1500대 집행"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수수께끼의 인물은 오 씨에게 상황을 보고 받고 있었고, 허벅지 벌칙을 집행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인물은 누구이며, 휴대전화에서 언급된 '채무'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강 씨가 쓰던 계좌에서 돈을 빼가며 오 씨의 이름을 남긴 이는 누구였을까.

엽기적인 돌 찍기로 알려진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을 파헤칠 '그것이 알고 싶다'는 28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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