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박정현…`친명 독무대`된 민주당 지도부

정책위의장 '비명' 이개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했다. 호남 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한 자리를 충청 출신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채운 셈이다. 최고위원직이 사실상 친명 독무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공지문을 통해 신임 최고위원 인선을 전했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비명계 송 최고위원이 물러난 자리를 두 달만에 채우게 됐다.

민주당은 박 신임 최고위원에 대해 "대전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한 대표적인 충청 여성 정치인으로,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환경운동을 하고 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고 설명했다. 박 신임 최고위원은 친낙(친이낙연)계 박영순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대덕구에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또 호남 출신 3선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이 신임 정책위의장은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두루 근무한 당내 대표 정책통으로 불린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정책위원장을 "정책 공약을 만들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정책위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나선 이 전 대표의 지역구를 이어 맡아 19대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이 전 대표를 도왔다.

전임자인 김민석 전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말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민주당은 공지문에 "충청 출신의 박 최고위원과 호남 출신의 이 정책위의장의 인선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을 위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비명계 없이 당 지도부가 꾸려진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세희·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