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부동산 공모펀드마저…미래에셋운용, 결국 손실

우연수 기자 2023. 10. 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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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 넘는 손실을 보며 미국 텍사스 오피스 빌딩을 매각한다.

당시 매입가 중 3000억원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1호 부동산펀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로 조달했다.

당시 매입가 중 5000억여원은 부동산 담보 대출이었으며, 3000억원은 공모펀드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로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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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오피스 빌딩 매각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가 투자한 미국 텍사스(Texas) 댈러스(Dallas)에 위치한 시티라인(Cityline) 내 오피스 4개 동.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 넘는 손실을 보며 미국 텍사스 오피스 빌딩을 매각한다. 당시 매입가 중 3000억원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1호 부동산펀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로 조달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Dallas) 지역의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동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2016년 9월28일 설정 당시 9786억원을 투자(당시 환율로 약 8억4362만달러)해 5억8000만달러(약 7879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달러 기준 약 30%, 원화 기준 20% 손실인 셈이다.

당시 매입가 중 5000억여원은 부동산 담보 대출이었으며, 3000억원은 공모펀드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로 조달했다. 이 펀드는 개인에게 판매한 국내 1호 부동산펀드로 관심을 모으며 2016년 판매 당시 10일 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아직 펀드 수익률은 나오지 않았지만 임대료로 나온 배당금 고려하면 잘해야 본전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산인 댈러스 씨티라인 오피스는 미국 1위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2016년부터 2037년까지 업무시설의 100%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공실률이 거의 없는 우량한 빌딩으로 여겨졌다.

자산 가치가 매입가 대비 20~30% 하락한 상황에서도 매각을 결정한 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11월 선순위 대출 만기에 따라 리파이낸싱할 경우 고금리로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매각 대상자만 찾으면 어떻게든 엑시트하는 게 최선이라는 업계 분위기가 있었다.

이 공모펀드의 선취 판매수수료는 납입금액의 2%였다. 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 등은 3000억원 설정액 중 수수료로 60억원을 챙겼다.

연 보수는 따로 책정된다. 판매회사에 연 0.35%, 운용사에 연 0.38%씩해서 총 보수 비용은 연 0.73%다. 결국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챙기고 개인은 손실을 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의 거래량이 집계되며 대형 부동산들의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딜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매각을 성사시키며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추가 가치 하락이나 투자자의 추가 출자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1호 부동산 펀드마저 손실 엑시트하면서 해외 부동산 펀드 부실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코로나 충격에 전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면서, 국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은 우량 자산으로 여겨진 독일 트리아논 빌딩을 매각하지 못하면서 펀드 만기를 연장했다.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80%를 넘어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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