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프랑스영화제, 제주 대표 국제영화제로 성장이 목표"
"14회 제주프랑스영화제 11월2일 개막…CGV제주, 별이내리는 숲"
"국내 유일 연례 프랑스영화제…2010년부터 매해 프랑스영화제 개최"
"유학생활과 나를 버티게 해준 고향 제주에게 바치는 헌사"
"프랑스영화 마니아층 형성에 매해 타지역 방문 관객 증가 추세"
"14회 프랑스영화제 장편 13편, 단편 330편 중 18편 선정"
"특별프로그램인 제주시네마포럼, 김종원 영화평론가 북콘서트 등 마련"
■ 방송일시 : 2023년 10월 25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프랑스영화제집행위원회 고영림 집행위원장
◇박혜진>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와 제주프랑스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2일부터 제14회 제주프랑스영화제를 CGV제주와 제주도서관 별이내리는숲에서 개최한다고 합니다. 오늘 수요 인터뷰는 제주프랑스영화제 집행위원회 고영림 위원장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고영림> 반갑습니다.
◇박혜진> 14회 제주프랑스영화제를 여는 소감이 어떠세요?
◆고영림> 벌써 14번째 한다니까 저도 정말 믿기지 않고요. 항상 첫 번째 영화제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해서 그런지 14회라는 숫자가 더 놀랍게 다가오죠. 한 해도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왔더니 이제 그 결실이 14회까지 온 것 같습니다.
◇박혜진> 제주프랑스영화제가 시작된 지 어느덧 14년이 넘었는데 이 영화제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이 됐을까요?
◆고영림> 저는 영화 전공은 아니고요. 제가 20대와 30대를 프랑스에서 12년 동안 유학을 했습니다. 제 전공은 언어학인데 영화를 즐겨보다 보니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서 살았죠. 지금은 제주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가끔 프랑스 영화를 보여주면 문화에 대한 이해가 빠르더라고요.
2010년 겨울에 영화제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는데 제주대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익적인 영화제를 생각하게 됐죠. 당시 제주시 원도심에 있던 코리아 극장에서 첫 번째 영화제를 했죠.
그때는 제1회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조금 두려웠어요. 하지만 일단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제목이 '봄날의 랑데부 프랑스 영화'로 정하고 장편 7편을 상영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제2회 제주프랑스영화제로 정해서 지금 횟수로는 14회가 된 거죠.
◇박혜진> 프랑스영화제를 제주 도민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타지역에서도 많이 오신다구요. 비결이 뭔가요?
◆고영림> 프랑스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비결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영화 애호가들의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데다가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것이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건 좀 자랑하고 싶은데 국내 유일하게 연례로 열리는 프랑스영화제는 제주프랑스영화제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도민들도 이 영화제를 기다리시고 타지역 관객들 중에는 일부러 이 기간에 맞춰 제주도를 방문해서 오름과 올레길도 걷다가 프랑스영화제에 와서 즐기기도 하는 익숙한 얼굴들이 많아졌습니다.
◇박혜진> 집행위원장으로서 14회까지 이 영화제를 이끌어 오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고영림> 처음에는 영화를 그냥 틀어주면 되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매번 영화제를 치르다보니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기획력도 있어야 되고 특히 예산이 필요하잖아요. 예산은 제주도 산하 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공모하는 사업에서 심사를 거쳐 예산 확보를 하지만 늘 부족하죠. 실무 인력도 부족하구요.
어느 부분에서는 집행위원장인 제가 직접 뛰기도 합니다. 스스로 도와주는 분들도 늘어나서 개선되고 있고 노하우가 많이 쌓였고 해마다 보완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집행위원장님은 고향 제주를 워낙 사랑하다보니 프랑스영화제를 꼭 제주에서 열어야 된다는 어떤 사명감도 있으셨던 것 같아요.
◆고영림> 저는 제 고향에 바친 헌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낳고 키워준 에너지 그리고 제가 육지에서 대학 공부하고 프랑스에서 짧지 않은 기간 공부할 때도 저를 지탱하게 해준 고향의 에너지가 너무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제 방식으로 영화제라는 매체를 통해서 제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박혜진> 14회 제주프랑스영화제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고영림> 올해 공식 포스터는 색감이 강렬하잖아요. 우리가 살다 보면 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되잖아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기쁨과 희망을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고 삶의 어떤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많은 일들을 극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선물 같은 기쁨이 올 거다라는 희망을 잊지 말자는 의미죠.
그래서 어린이가 꽃을 들고 춤추는 듯한 모습인데 한국과 프랑스의 국기색이 파란색, 하얀색, 빨간색이 주된 색이어서 담았고 또 붉은색은 화산섬 제주, 짙은 파란색은 제주의 바다를 상징하고자 했습니다. 이 강렬한 색감이 사람에게 에너지를 준다는 SNS의 피드백이 많이 있었어요.
올해 특징은 장편은 비경쟁 프로그램이어서 가급적 최근에 한국에서 개봉된 프랑스 영화를 선정했고요. 프랑스 영화 11편, 제주감독들의 특별 섹션으로 2편 더해 13편 장편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개막작은 '노트르담 온 파이어'라고 2019년에 프랑스의 문화재로서 중요한 노트르담 성당에 불이 난 것을 다큐식으로 픽션화 해서 거장인 장자크 아노 감독이 만든 작품을 선정했고요.
폐막작은 장-피에르, 뤽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입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 벨기에 합작 영화고 두 형제 감독은 워낙 거장들입니다. 포함해서 총 13편을 선보입니다.
단편은 국제 경쟁입니다. 전 세계 프랑스어권 인구가 한 3억쯤 돼요. 거기를 대상으로 단편 영화를 플랫폼을 통해서 공모했더니 한 330편이 접수돼서 2차에 걸친 예심을 거쳐서 18편을 이번 본선 경쟁작으로 뽑았습니다.
◇박혜진> 많은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은 작품은 어떤 작품들입니까?
◆고영림> '클로즈'라는 장편 작품은 2022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고, '풀타임'이라는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구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작품 '피터 본 칸트' 등이 있습니다.
단편은 제목이 아직 익숙지 않을 거예요. '벨빌 언더그라운드' '유령창조 에이전시' '대박' '지혜로운 올빼미' '오아시스'등 20분 미만의 작품들입니다. 또 외국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1작품, 아시아 프리미어가 13작품, 한국 프리미어가 4작품이 있습니다. 프리미어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서 그 영화제의 퀄리티가 느껴지는 거죠.
또한 18편 중에 11편이 감독의 첫 연출 데뷔하는 작품이에요. 처음으로 연출을 했는데 경쟁까지 올라왔다는 거는 앞으로 거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빨리 보여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집행위원장님이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나 작품이 있다면요?
◆고영림> 장편은 '풀타임' '다 잘 된 거야' '가가린'을 추천하고 싶어요. '풀타임'은 한부모 가정인 30대 여성의 전투적인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나 부모들이 봤을 때 상당히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다 잘 된 거야'는 존엄사 문제를 아주 묵직하게 다룬 작품이에요. 우리가 잘 아는 소피 마르소 등 프랑스의 레전드 배우들이 다 나옵니다. '가가린'은 재개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에서 몽환적인 저항이랄까 이 작품도 재미있습니다.
제주 출신이자 올해 87세가 된 한국 영화 평론계의 원로이신 김종원 영화평론가가 회고록을 쓰셨어요. '시의 정신과 영화의 길'인데 북콘서트를 영화제 기간동안 엽니다. 이번에 홍보대사인 문희경 배우가 직접 공연도 해드립니다.
◇박혜진> 영화제의 일정과 장소도 소개해 주세요.
◆고영림> 11월 2일 목요일 오후 7시 CGV제주 시청점 6층 5관에서 개막해 5일 동안 진행됩니다. 모두 무료 입장입니다. 티켓 예매 필요 없고요. 그냥 선착순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인기 있는 작품은 줄을 서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진> 앞으로 제주프랑스영화제가 어떤 영화제가 되길 바라세요?
◆고영림> 제주에서 열리는 프랑스영화제라는 차별성과 정체성을 갖고 성장해 왔고요. 사실 제주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앞으로 테마가 있는 제주 국제영화제로까지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거대한 목표보다 더 중요한 건 관객들이 제주프랑스영화제를 찾아와서 영화를 감상하고 일상에서 잠시 일탈이죠.
영화를 통한 여행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장편 같은 경우 2시간 동안의 멋진 여행을 하고 돌아온 후 나의 자리, 나의 생각과 느낌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 좀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진> 수요인터뷰 오늘은 제주프랑스영화제 집행위원회 고영림 위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영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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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zzzin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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