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구석진 그늘에서… 모두가 쉬어가는 그늘로[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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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온 힘을 쏟아본 사람은 안다.
신작 그림책 '나의 그늘'은 그다음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제 자신만을 위한 그늘이 아니기에, 그늘이 가져온 변화, 나무가 불러온 혁명은 더욱 뭉클하다.
이 그림책의 제목은 '나의 그늘'이지만 책을 덮을 때 우리는 제목을 바꾸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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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조오 글·그림│웅진주니어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온 힘을 쏟아본 사람은 안다. 아주 작은 것 하나를 지켜내려 해도 수없는 낮과 밤의 뒤척임이 필요하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은 작은 것을 지키는 사람에게 말한다. 그 작은 것 하나를 지키는 데도 힘에 부쳐서야 더 큰 걸 어떻게 지키겠느냐고, 작은 것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작은 것은 결코 작지 않다. 조오 작가는 작은 것을 지키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를 통해서 결국 자신과 세계를 지켜내고야 마는 사람의 결심과 그가 바꾼 세상을 그린다.
조 작가는 전작이었던 그림책 ‘나의 구석’에서 그림책의 제본선 안쪽에 숨어 있어서 세상의 기준으로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어느 구석을 돌보는 한 까마귀의 이야기를 그렸다. 까마귀는 그 컴컴한 구석에 기대고 그 좁은 폭에 안기고 틈 속의 틈에서 작은 화분을 돌봤다. 그리고 그 화분을 위해 햇빛을 들여놓을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랬던 까마귀가 이제 연초록 햇살 아래로 직접 나왔다. 꼬마 화분의 나무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집 앞 모퉁이에 옮겨 심었다. 신작 그림책 ‘나의 그늘’은 그다음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까마귀가 땅에 옮겨 심은 작은 화분 속의 나무는 가느다란 그늘을 만든다. 그 그늘은 까마귀에게 평온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평온은 혼자 움켜쥘 수 없다. 까마귀의 그늘에는 흰 새가, 고양이가, 다른 삶들이 물드는 것처럼 다가온다. 폭풍 속에서 필사적으로 그늘을 지키는 까마귀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이제 자신만을 위한 그늘이 아니기에, 그늘이 가져온 변화, 나무가 불러온 혁명은 더욱 뭉클하다. 설득은 글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가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그림책의 제목은 ‘나의 그늘’이지만 책을 덮을 때 우리는 제목을 바꾸고 싶어진다. 그가 지켜준 ‘우리들의 그늘’로. 104쪽, 1만8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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