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수 “‘너와 나’,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밖에…” [MK★인터뷰②]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10. 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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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수 영화 ‘너와 나’로 복귀
“출연 이유? 독립영화 꼭 경험하고 싶었다”
“감독 조현철 정말 세심하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로 돌아왔다.

‘너와 나’는 화사한 봄날을 배경으로 수학여행 전날, 교실 한쪽에서 낮잠에 빠졌던 세미(박혜수 분)가 문득 불길한 꿈에 눈물을 흘리며 깨어나고, 자전거 사고로 다리를 다쳐 잠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둘도 없는 친구’ 하은(김시은 분)에게 달려가면서 벌어지는 특별한 하루를 그리는 작품이다.

배우 박혜수가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배우 조현철의 첫 장편 영화 감독 데뷔작이자, 박혜수가 학폭(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인 후 찍은 작품이자 복귀작이다.

Q. ‘너와 나’를 관객에 선보이는 소감은?

“일단 너무 떨리고요. ‘너와 나’라는 영화에 제가 가지고 있는 애정이 너무 커서. 그리고 영화제에서 조금씩 영화를 선보이다가 개봉을 진짜 앞두고 있는데, 그때 당시 영화제에서 봐주신 관객분들이 영화를 좋아해 주는 반응이 있었기에,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Q. 개봉에 앞서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청나게 떨렸고, 이번 개봉 앞두고 있을 때보다도 그때가 더 떨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는 아예 처음이었으니까 관객이 보시는 게. 오히려 그때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리고 나서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이렇게 관객분들 개개인 마다 다른 해석으로 받아들이시니까 가지고 있는 사연에 연결 지어서 생각해주시는 게 우리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런 점에서 좋았다.”

Q. ‘너와 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되게 많은 이유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대본을 읽었을 때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상징적인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았고, 결국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마냥 사랑의 이야기만이 아니구나’를 느꼈을 때, ‘죽음과 애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구나’를 알았을 때 어렵겠지만 이런 영화가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상업영화 경험밖에 없어서, 독립영화를 경험해본 선배님들 의견을 들었을 때 좋은 경험을 한 분들이 많아서 꼭 경험하고 싶었다.”

‘너와 나’ 박혜수가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Q. 교복을 벗은 지 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학창 시절 연기 부담이 없었나.

“그런 부담감보다는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어쨌든 모두 알고 있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세미가 사실적이고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인물로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연기적인 욕심이나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Q. ‘체념’을 부르는 신에서 박혜수는 ‘K팝스타’ 출신다운 가창력을 자랑했다.

“저는 ‘체념’이라는 노래 가사가 그렇게 슬픈지 처음 알았다. 익숙한 노래다 보니까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거의 가사를 외우고 있더라. 그렇게 외울 정도로 익숙한데, 이 노래가 슬프고 절절하다니. 생각한 적이 없는데, 하은이와 관계를 오해하고 큰 오해를 품고 실연당한 마음으로 노래를, 그것도 내키지 않지만 친구가 시키니까 부르는데, 가사에서 ‘왜 말 안 했니?’ 부분을 하은이의 대한 생각이 나니까.. 감정 이입이 잘되더라. 웃기지만 같이 촬영하는 스태프들이 우시더라. 그 분위기가 모두 이입하다 보니까 조금 더 찍는데 더 수월하기도 했던 것 같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김시은(하은 역)과 케미는 어땠나.

“촬영은 짧았는데 사전에 자주 봤다. 리허설도 많이 했는데 밖에 날씨 좋은 날 나가서 공원에 앉아있고 원반던지기도 하고, 이유 없이 만나서 밥 먹고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을 통해 시은 배우 자체로 어떤 사람인지 알아갔다. 그런 시간을 보내니까 편안해져서 작업할 때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현장에서는 시은이가 하은처럼 보였다.”

‘너와 나’ 박혜수 인터뷰.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Q. 배우 동료에서 감독이 된 조현철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일단 사전에도 정말 연출부 스태프, PD님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소통이 너무 잘됐는데 그동안 영화 작업을 하면서 모든 스태프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현장은 처음이었다. 독립 영화는 ‘이런 매력이 있구나’ 싶었다. 스태프분들이 한 분 마다 소통하는 게 좋았고 가능한 게 모두가 이 영화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 가서도 편안했고 감독님이 특별히 디렉션을 안 줘도 그런 상황이 있으니까 이해가 먼저 되는 순간이어서 물 흐르듯이 매 순간이 흘러갔던 것 같다. 감독님은 정말 세심하다. 그 신 하나를 만들 때 작은 디테일까지 보고 계시는 게 느껴지고, 뭔가 배우가 조금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다고 하면 본인이 배우니까 알아채는 것 같다. 해결해 주고 그런 부분이 배우들한테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현장 같았다. 작은 상징들, 물컵이라던지, 거울이라던지 관객분들이 인상 깊게 여기는 지점이 다 다르더라. 그런 것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걸 감독님이 만드는 것 같다.”

Q. 감독이 직접 연기를 보여주며 디렉팅하기도 했나.

“동선이 길다던지 세밀하지만 모를 수 도 있는 부분을 감독님이 원하는 포인트를 연기로 보여줬다. 그런 점이 인상적이었다. 엄청 디테일하고, 연기를 해서 보여주니 말보다 훨씬 이해가 가니까 그게 재미있었다.”

Q. 특별출연한 박정민 배우는 어땠나.

“수많은 애드리브에 놀랐다. 테이크마다 다르게 하셨다. 그걸 준비해 온 건지 아이디어가 순간순간 번뜩이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신기했다. 편집기사님이 너무 신기하다고 한 게 더블 액션이 다 맞아서 다 붙을 수 있게 했다고 하더라. ‘어떻게 그런 점도 가능하게 하시지?’ 그런 점도 멋있었다. 많은 신을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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