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슈퍼스타가 된 바오네 가족
영상의 주인공은 에버랜드에 사는 판다 가족 바오네다. 필자는 이 영상에 푹 빠져 매일 최소 한 번씩 시청하고 있다. 말 그대로 바오네 랜선 이모가 된 것이다.
바오네 가족은 어머니 아이바오와 아버지 러바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을 가진 딸 푸바오 그리고 올해 7월 7일 탄생한 쌍둥이 바오까지 총 5명이다. 바오네는 SNS에서 웬만한 아이돌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오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를 찾는 관람객 수가 부쩍 는 것은 물론 '푸바오’ 포토 에세이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바오네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뿌빠TV’의 구독자 수는 50만에 달한다.
아이돌 팬덤에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홈마’가 생기듯, 바오네에도 홈마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다. 가수 보아와 레드벨벳 슬기, 르세라핌 사쿠라, NCT 정우, 배우 김광규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도 바오네 광팬을 자처했다.
푸바오의 장난스러운 행동은 다소 엉뚱하고 과장돼서 이모티콘으로, 짤방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가장 많이 알려진 짤방 '이것저것 보장하라!’는 사실 죽순을 먹는 영상의 일부를 잘라내 만든 밈이다.
푸바오는 '하부지랑 같이 놀고 싶었던 찰거머리 아기판다’라는 영상을 통해 SNS 스타로 거듭났다. 푸바오가 몸무게를 잰 뒤 강철원 사육사의 다리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는 장면으로 조회수는 무려 1560만을 육박한다. 영상 속 푸바오의 똘망똘망한 눈은 보는 이의 심장을 뒤흔들 정도로 앙증맞다. 어느덧 네 살, 100kg의 건장한 체격이 된 푸바오의 인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네 살이 되면 자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중국과의 협약 때문에 모두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푸바오 팬이 함께 슬퍼하며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 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올해 초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도 이만큼의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푸바오의 인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인기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수많은 기록 영상이다. 강철원 사육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뿌빠TV’의 콘텐츠 '전지적 할부지 시점’은 푸바오의 성장기를 사육사의 관점에서 기록했다. 또 'TV 동물농장’ 등 여러 방송과 일반인의 영상도 여기에 한몫했다. 푸바오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본 팬도 있지만, 뒤늦게 입덕한 바오네 팬은 기록 영상으로 푸바오의 성장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사육사를 할아버지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바오네를 둘러싼 세계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바오네 영상을 보는 동안 팬은 가족 서사의 틀 아래서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이는 한껏 사랑받고 자란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야 한다는 상황에 대한 슬픔을 부각하기도 한다.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동물에게 인간중심주의를 덧씌운 의인화라고 주장하는 여론도 있기 때문. 하지만 푸바오의 예비 신랑으로 예상되는 위안멍과 푸바오의 사촌 멍란 등도 덕질의 대상이 되고, 중국의 열악한 사육 환경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세계관이 오직 악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팬덤 사이에서는 판다가 소음에 예민하니 푸바오가 사는 판다 월드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푸바오 세계관은 귀여운 판다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판다라는 동물 자체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렌즈가 됐다. 푸바오와의 이별은 너무 슬프지만, 푸바오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어디서든 푸바오가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푸바오 #강철원사육사 #여성동아
사진출처 스브스스토리 캡처 애버랜드뿌빠TV캡처
김경수(@인문학적개소리) 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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