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한상] ⑤ 스웨덴서 한식당 도전하는 사진가 이서현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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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취미를 연계한 거죠. 취미로 사진을 시작해 20년간 전업 작가로 활동했는데 요리를 좋아하니까 한식당을 경영하고 싶어요. 제2의 인생, 제2의 도전인 셈이죠."
이 지회장은 2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4년 전에 요식업에 뛰어들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손사래를 치면서 말렸다"며 "스웨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게 비전이 있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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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사진처럼 예술…조미료나 재료보다는 에너지·정성이 핵심"
(수원=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직업에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취미를 연계한 거죠. 취미로 사진을 시작해 20년간 전업 작가로 활동했는데 요리를 좋아하니까 한식당을 경영하고 싶어요. 제2의 인생, 제2의 도전인 셈이죠."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스웨덴 스톡홀름지회장으로 활동하는 이서현(51) 포토스튜디오 지니소피아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겸손하게 '취미'라는 단어를 꺼냈지만, 인터뷰 안에 경영 철학이 묻어났다.
이 지회장은 2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4년 전에 요식업에 뛰어들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손사래를 치면서 말렸다"며 "스웨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게 비전이 있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막무가내로 한식당을 열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스웨덴의 한식당에서 3개월 동안 실습하며 요리의 기본기를 익혔다. 접시를 나르고 고객 응대를 하고, 설거지를 도맡아 하면서 한식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이 지회장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고객을 대하는 태도다. 직원이 불친절하면 식당을 재방문하지 않게 된다며 "형식적인 응대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미소, 친절함을 갖추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3월 1일 한식당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스톡홀름 내 일식당을 인수한 뒤 인테리어 등을 보완할 계획이다. 한식당 이름은 한국을 대표한다는 뜻에서 '강남 스톡홀름'으로 짓고, 올해 3월 등록을 마쳤다.
현재 스톡홀름에는 한식당이 4개 정도 있다. 스웨덴에 거주하는 한인이 2천500명 남짓인 점을 고려할 때 그가 염두에 두는 주 고객은 한인보다는 현지인 등 외국인이다.
이 지회장은 "비빔밥과 불고기, 잡채 등 외국인들에게 통하는 음식 위주로 메뉴를 구성해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설 것"이라며 "새로운 분야이긴 하지만 사진에 대한 감각이 있고, 마케팅 경험도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지인은 평생 예술을 한 사람이 험한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물음표를 그리기도 한 적이 있다"면서도 "음식도 사진처럼 예술과 같다. 조미료나 재료보다는 에너지와 정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와 스웨덴과의 인연은 운명처럼 시작됐다.
태권도와 에어로빅 등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1997년 보디빌더 선발 대회인 '피트니스 코리아'에 출전했다. 엄격한 식단 관리 등을 통해 챔피언이 된 뒤 휴식 차 스웨덴 여행을 갔다가 매력을 느끼고 이듬해 이주했다.
스웨덴에서 무엇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을 선택했다. 한국에 있을 때 늘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고 메이크업을 좋아했기에 현지에서도 두 가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인물 사진이었다.
그는 스웨덴에서 사진 학교에 다닌 뒤 프랑스 파리의 패션 스튜디오와 스웨덴 잡지사 등에서 활동했다. 틈틈이 찍은 사진으로 개인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어떤 분은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아름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사람의 외모만 새롭게 바꾸는 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게 사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마음가짐은 스톡홀름지회를 운영하는 데도 적용됐다. 그는 "열정과 의욕이 가득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지회를 꾸리고 싶다"며 "현재 회원이 11명인데 25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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