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7개국 정상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위해 군사행위 일시중지해야”···내부 이견에 절충적 입장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극심한 가자지구에 대해 “인도주의적 통로 및 일시 중지” 확대를 촉구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해 “잔혹하고 무분별한 테러 공격”이라면서 “국제법과 국제인권법에 따른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력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성명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상황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절충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유엔이 제안한 공식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하는 반면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식 휴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원칙에 기반한 민주 국가로, 이스라엘군이 국제법에 따른 규범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들은 공동성명 최종 문구를 확정하기까지 5시간 가까이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슈를 다룬 공동성명 확정본은 이날 자정 가까운 시간에 배포됐다.

EU 27개국은 이날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 등을 위한 다년간지출예산(MFF) 개편·증액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U 정상들은 회의 2일차인 27일에는 경제 및 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