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체제 재신임… 악몽 연속이었던 KIA, 불운 탓만 하고 있으면 진짜 위험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KIA는 유독 우울한 소식이 많았다. 시즌 시작부터 팀 주변을 맴돈 부상 악령은 시즌 마지막까지 팀을 괴롭혔다.
물론 부상은 어느 팀에나 존재한다. 그런데 KIA는 정도가 조금 지나쳤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핵심 타자인 나성범이 종아리를 다쳤다. 복귀까지 그렇게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최초 기대가 무색하게 나성범의 시즌 첫 경기는 6월 23일이었다. 가장 기량이 향상됐다는 큰 기대를 받은 김도영은 개막 2경기 만에 베이스러닝을 하다 발을 다쳤다. 돌아왔더니 6월 23일이었다.
가장 중요했던 시즌 막판에도 부상이 쏟아졌다. 마리오 산체스는 팔꿈치가 아팠고, 이의리의 물집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비로 밀린 경기가 많아 시즌 막판 일정이 빡빡한데 대체 선발을 찾기 위해 돌림판을 돌려야 했다. 그나마 믿었던 타선마저 부상에 초토화됐다. 나성범은 주루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 시즌아웃됐다. 최형우는 1루에서 충돌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다쳐 역시 시즌을 접었다. 박찬호는 공에 맞아 시즌을 마쳤다.
외부적으로도 잡음이 있었다. 시즌 초반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 요구’에 휘말려 팀을 떠났다.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동안 구단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심재학 단장이 선임된 이후로도 이 분위기를 되돌리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 시작부터 끝까지 구단이 뭔가 안정됐다는 느낌이 없었다. 해볼 만하면 악재가 또 튀어 나오고, 해결됐다고 하면 더 심각한 문제가 튀어나왔다.
그 와중에도 지난해보다 더 나은 승률(.514)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성적 이상을 기대 받은 김종국 KIA 감독과 코칭스태프에는 이런 불운들이 하나의 참작 요소가 됐을 수 있다. 결국 KIA는 김종국 감독 체제로 2024년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을 두고 내부에서 그렇게 큰 소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도 소폭 개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올해 이런 저런 불운이 있었으니, 일단 큰 변화보다는 기존 조직에 힘을 더해주는 수순으로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운만 탓하기에는 변명이 궁색하다는 느낌을 준다. 5위 두산과 경기차는 1경기였다. 달리 말하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조금 더 힘을 냈다면 이 불운을 안고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더 좋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고, 체제는 조금 더 안정된 채 2024년을 향할 수 있었다.
통계적으로 KIA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는 팀이었다. 득실 마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KIA(.514)는 LG(.606)에 이어 리그 2위 팀이었다. 하지만 실제 순위는 6위였다. 벤치의 역량도 중요한 빡빡한 접전에서 약한 게 컸다. 1점차 승부 성적은 15승21패(.417)로 리그 9위, 2점차 승부 성적은 11승14패(.440)로 리그 7위였다. 벤치의 전략이 더 정교했다면,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조금 더 힘을 냈다면 KIA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KIA는 그것을 왜 못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선수층의 문제, 그리고 그 선수층을 활용하는 전략이 정교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체 선발감이 타 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내야는 주전 선수들과 비주전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성적에 쫓겨 제대로 된 테스트조차 하지 못한 결과 내년으로 이월될 데이터 또한 마땅치 않다.
노래를 불렀던 포수‧1루수 강화도 적어도 올해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지, 구단의 육성 전략이나 자원 관리에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곰곰하게 따져야 한다. 11월 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는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마냥 "부상자들이 돌아올 내년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반대로 팀의 뼈대를 이루는 베테랑들은 한 살씩을 더 먹는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물론 기세가 중요할 때도 있다. 그 기세는 운도 한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기들은 결국 전력과 전략으로 판가름난다. KIA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불운을 탓할 것이 아닌, 전략에서 어떤 오류가 있었고 전력을 어떻게 가다듬을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김종국 체제가 오류를 수정하고 내년 출발점에 다시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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