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K팝 가수 최초 유네스코 본부 연설
그룹 세븐틴이 K팝 가수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네스코 본부에서 연설을 한다.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27일 "세븐틴이 다음 달 14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는 제13회 '유네스코 청년포럼' 연단에 선다"며 "멤버들은 이 자리에서 스페셜 세션을 배정받고 약 1시간 동안 연설과 공연을 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청년포럼'은 2년마다 개최되는 유네스코 총회와 함께 열리는 행사다. 이 포럼을 통해 각국의 청년 대표들은 청년 세대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올해 13회를 맞는 이번 청년 포럼은 유네스코 회원국(194개국)의 국가 수반급 대표자와 유엔 산하 청소년 관련 기구, 각국 정부·비정부 단체 대표 등이 초청되는 제42차 유네스코 총회 기간 중 개최돼, 전 세계 청년들의 연대를 다지는 중요한 장이 될 예정이다.
K팝 아티스트가 유네스코 총회급 행사에서 하나의 세션을 통째로 배정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븐틴이 K팝 팬덤을 넘어 이 시대 청년들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하이브 측은 "70여년전 유네스코의 교육지원을 통해 전쟁의 참화에서 재건의 싹을 틔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인이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연대와 교육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세븐틴은 가수로서뿐 아니라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피커로 영향력을 확장하며 K팝 최고 그룹의 위상과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세븐틴이 연설을 하게 될 메인 홀은 유네스코 본부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유서깊고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세븐틴은 포럼에서 "청년간의 연대와 교육이 청년과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멤버 개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청년들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도 제시할 방침이다.
세븐틴은 2015년 13인조 다국적 그룹으로 데뷔한 이래 청춘의 갈등과 방황을 노래하며, '비관하며 좌절하는 대신 지치지 말고 함께 싸워 이겨내자'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특유의 밝고 청량한 이미지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세븐틴은 K팝 단일 앨범 최다 판매 아티스트이자 한 해 1000만장 이상 앨범을 판매하는 '천만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발매한 미니 11집 'SEVENTEENTH HEAVEN'(세븐틴스 헤븐)은 '역대 K팝 앨범 최다 선주문량' 신기록을 세우는 등 데뷔 9년 차에도 커리어하이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연설에 앞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유네스코 본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한경구)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체결한 교육캠페인 고잉투게더(#Going Together) 업무협약의 효력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세븐틴은 고잉투게더 캠페인을 통해 자신들과 같은 청년이 교육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해 왔다. 활동 과정에서도 다양한 성과도 도출해냈다. 공식 응원봉에서 착안한 캐릭터 '봉봉이'에서 영감을 얻은 서체 '봉봉이체'를 통한 모금액에다 지난해 월드투어 공연의 수익금 일부를 보태 아프리카 말라위의 교육 지원에 사용했다. 또한 팬미팅에서 캠페인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과 교육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창설된 유네스코는 인류가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 교육과 과학, 문화 진흥을 통해 공동 번영하자는 취지로 발족했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 등 세계유산 지정 사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는 유엔 전문기구 가운데 가장 활발하면서도 실질적인 활동을 벌이는 기구로 손꼽힌다. 유엔 기구 중 유일하게 회원국마다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ssion)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국가위원회만 199곳에 달한다. 대한민국도 1950년 유네스코에 가입했고 1954년 한국위원회를 설립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유네스코가 주도한 저개발국 교육지원 사업의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힌다. 6·25 전쟁을 거치며 세계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은 유네스코 주도의 교과서 지원사업으로 어린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1956년판 대한민국 자연교과서는 현재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전시돼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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