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챔스 데뷔골 →뎀벨레와 '본격 경쟁 예고'...이강인, "팀에 도움 돼 행복!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PSG는 죽음의 조인 F조에서 승점 6점이 되면서 1위로 올라섰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4 대패 이후 승리가 필요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4-3-3이었는데 공격 상황이 되면 4-2-4로 변했다. 4-2-4 포메이션은 엔리케 감독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UCL 경기부터 들고 나온 전술이다. 뉴캐슬전엔 음바페, 콜로 무아니, 곤살루 하무스, 뎀벨레를 전방에 배치하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공격이 아예 안 되고 중원, 수비는 불안한 완성도 낮은 모습을 보여 1-4 대패를 당했다.
거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충격 대패 이후 UEFA는 "PSG에 잊을 수 없는 밤이다. 엔리케 감독은 공격적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역효과를 냈다. 마르퀴뇨스 실수 속 나온 선제 실점은 뉴캐슬에 분위기를 줬고 PSG는 회복하지 못했다. 뤼카 추격골은 역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셰어 골로 뉴캐슬 홈은 꿈과 같은 밤을 보냈다. PSG는 AC밀란과 대결이 정말 중요해 보인다"고 평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PSG는 뉴캐슬은 과소평가했다. 큰 무대에선 전술적으로 성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분위기가 이런 경기장에선 더욱 그렇다. 4-2-4 포메이션으로 인해 중원이 가벼워졌다"고 엔리케 감독 전술을 지적했다. 과거 PSG, 뉴캐슬 모두에서 뛰었던 다비드 지놀라는 "엔리케 감독은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비티냐가 들어오니까 창의성을 더했다. PSG가 놓친 점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가대표였던 시드니 구부는 "PSG는 뉴캐슬보다 9km 덜 뛰었다. 승리 자격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비판을 받은 엔리케 감독은 점차 수정을 했다. 완전한 4-2-4가 아닌 4-3-3, 3-4-3을 오가는 전술이었다. AC밀란전에선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고 뤼카 에르난데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진에 위치했다. 중원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미리, 마누엘 우가르테가 구성했다. 공격진엔 킬리안 음바페, 란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가 있었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스트라스부르전 이강인이 맡았던 우측은 뎀벨레가 위치했다. 뎀벨레는 스타드 렌과 도르트문트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 찬사를 받았다. 기대를 안고 바르셀로나로 갔다. 이적료만 무려 1억 3,500만 유로(약 1,900억 원)였다. 이적 과정에서 도르트문트와 마찰이 있긴 했어도 기대감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볼 때 바르셀로나에선 돈 값을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많다. 부상 빈도가 너무 잦았다. 몸 관리가 제대로 안 돼 기량 유지가 어려웠고 출전 숫자와 함께 공격 포인트도 줄었고 팬들의 신뢰도도 떨어졌다.
각종 구설수에 휘말려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바르셀로나에 잔류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온 이후로 경기력이 좋아졌지만 부상은 많았고 기대에 못 미쳤다. 사비 감독이 온 뒤엔 살아났다. 부상 빈도는 여전해도 나오면 위력적이었다. 그러다 올여름 PSG로 둥지를 틀었다. 음바페, 콜로 무아니, 뎀벨레로 구성된 프랑스 대표팀 트리오에 대한 프랑스 내 기대가 컸다.
이강인이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빠져 있는 동안 뎀벨레가 우측 윙어로 나섰다. 뎀벨레는 특유의 드리블 능력을 보여줬는데 파괴력은 부족했다. 너무 시간을 끌어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을 들었고 공격 포인트도 도움은 있지만 골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에게 우측 윙어 자리를 계속 맡기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스트라스부르전 이후 걱정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는 뎀벨레를 두고 "잘 활용해야 한다. 정말 독특한 선수다. 골이 없고 패스가 다소 아쉽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 뎀벨레는 공간을 만드는데 능하고 잘 활용하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거라 확신한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더라도 핵심 선수이고 필요한 선수라는 건 같다. 걱정이 없다. 뎀벨레를 지지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뎀벨레는 특유의 드리블 능력을 보여줬는데 파괴력은 부족했다. 너무 시간을 끌어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을 들었고 공격 포인트도 도움은 있지만 골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도 뎀벨레는 아쉬웠다. 비티냐, 음바페가 호흡하던 좌측에 비해 뎀벨레가 있던 우측은 다소 답답했다. 하키미와 연계도 잘 나오지 않았고 뎀벨레 드리블은 여전히 파괴력이 떨어졌다. 한편 PSG는 전폭적 지원을 받은 음바페가 전반 32분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8분 콜로 무아니 골까지 나오면서 2-0으로 앞서갔다. 측면 상호 작용과 자이르-에메리가 넣어주는 패스가 매우 훌륭해 PSG는 완성도 높은 공격으로 AC밀란을 괴롭혔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은 좋았는데 뎀벨레는 아쉬웠다. 후반 26분 들어온 이강인은 뎀벨레가 보여주지 못한 탈압박, 동료를 활용한 연계를 보여주면서 인상을 남겼다.
콜로 무아니 대신 곤살루 하무스가 들어온 상황에서 쐐기골이 나왔다. 후반 44분 자이르-에메리 패스를 하무스가 뒤로 흘렸고 이강인이 마무리했다. 경기는 3-0으로 끝이 났다. 과거 PSG에서 뛰었던 다비드 지놀라는 "PSG는 AC밀란을 확실히 제압했다. PSG 선수들은 4-2-4 포메이션이 이제 편해진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AC밀란의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대패를 당했다. 더 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PSG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뎀벨레 나온 이강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강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이강인은 군 면제 혜택을 받으면서 향후 미래가 더 밝아졌다. 바로 클린스만호에 합류했다. 튀니지전 흐름을 바꾸는 2골을 넣었다.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준 이강인은 베트남전에도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특유의 완벽한 공 컨트롤로 베트남 수비를 따돌렸다. 이재성, 손흥민과 연계를 통해 베트남 수비를 파괴했다. 골까지 넣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모든 걸 얻고 돌아온 이강인은 개인 SNS를 통해 "한달 전 파리를 떠나 항저우에 도착해 U-23팀(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고 서울 그리고 수원에서 팀원들이랑 함께 또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파리로 왔네요. 한달 동안 저와 함께한 친구들, 형들, 스태프들 그리고 쌤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기운을 주시는 팬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PSG 공식 채널을 통해서도 "빠르게 뛰고 싶다. 올여름 이적하면서 이렇게 큰 구단에 와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에게 또 한 번의 도전이었다. 이제 몸상태도 괜찮고, 뛸 수 있는 상태다. 빠르게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출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상에서도 완벽하게 회복했다. 이강인은 "몸상태는 아시안게임 가기 전에 부상이 있어서 완벽하지 않았지만, 아시안게임, A매치를 뛰며 확실히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졌다. 당연히 준비되어 있다. 경기를 뛸지 안 뛸지, 몇 분 뛸지 모르겠지만 뛰게 된다면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대감이 높았다. 프랑스 'LE 10 SPORT'는 18일 "최근 모습을 보이면서 대한민국 스타가 된 이강인이 PSG로 복귀한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에게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킬지 고민이 들 것이다. 이강인은 최근 인상적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A매치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 기용 여부에 고민이 클 것이다. 이강인은 PSG의 새로운 공격 무기가 될 수 있다. 이강인, 음바페, 뎀벨레, 하무스, 콜로 무아니, 아센시오 중 누구를 선발로 넣을지 선택을 해야 한다. 이강인을 선발로 쓸지,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할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하기도 했다.
'프랑스 블루'는 20일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이강인은 중원에서 기회를 받을 것이다. 돌아온 이강인을 향한 기대감은 크다. 이강인은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을 판매한 선수다"고 했다. 이강인의 능력과 함께 인기를 언급한 것이다.
프랑스 'RTLSport'의 압델라흐 불마 기자도 20일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는 킬리안 음바페보다 약간 앞서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에 '스포츠 키다'는 "이강인은 아직 득점이나 도움은 없지만 PSG의 상업적 자산임을 보여주고 있다. 음바페를 생각하면 다소 놀라운 일이다. 음바페는 세계 축구계의 가장 큰 슈퍼스타 중 한 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마케팅에 대한 성공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 호조는 아시아 축구계의 지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아시아 차세대 스타로 여겨지며 같은 국적의 손흥민의 뒤를 이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이 유니폼 판매량에서 음바페를 이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 블루'는 부상을 당한 후에 아시안게임에 참여해 많이 보지 못했으나 군 면제를 받은 건 기쁜 일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빨리 보고 싶을 것이다. 패스가 좋고 시야가 좋다. 좋은 플레이메이커가 될 수 있는 윙어인데 이번에 미드필더에 배치할 것이다. 창의성을 발휘하길 원한다. 이강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PSG가 부족했던 창의성을 더해줄 수 있다. 시작부터 완벽하진 않아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에게 해답이 될 수 있고 기대감이 정말 크다"고 했다.
위치가 주목됐다. '르 파리지앵'은 지난 8월에 "PSG는 리빌딩 과정에서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이 역할은 새로운 영입생 이강인에게 맡겨져야 한다. 정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만들고 싶어 한다. PSG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창조자를 찾아야 한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며, 오늘날 스태프들은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변모시키고 싶어 한다"고 하며 이강인의 중원 기용 가능성을 예측한 바 있다.
엔리케 감독은 스트라스부르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우리와 함께 하면서 이미 자신의 수준을 보여줬다. 이강인과 함께 해서 매우 기쁘다"며 극찬을 먼저 남겼다. 이강인의 기용법에 대해서 "우리의 시스템에서 이강인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이강인은 9번 역할이나 윙어로도 뛸 수 있다. 이강인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골을 넣고, 마지막 패스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에게 기대감이 큰 게 확인됐다.
선발 복귀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이강인은 터치 73회, 패스 성공률 91%(시도 53회, 성공 48회), 키패스 1회, 롱패스 성공 1회, 그라운드 경합 성공 3회(시도 9회), 인터셉트 1회, 태클 2회 등을 기록했다. 프랑스 '90min'은 이강인에게 평점 6점을 줬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6.9점으로 무난한 평점을 부여했다. 프랑스 '레퀴프'도 6점이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축구선수들이 싶어 하는 대회다. 내게도, 팀에도 중요한 대회다.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UCL은) 그렇게 다르진 않다. 그래도 너무 중요한 경기라는 걸 항상 인지하고 있다. PSG는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하고 들어간다. 이기려는 생각뿐이다. 준비한 것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꿈꾸고 원하는 경기다. 너무 기대되고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구단에 와서 너무 훌륭한, 세계 최고 축구선수들과 뛰고 있다. 좋은 결과까지 얻고 싶다. 빨리 뛰고 싶다"고 AC밀란전 사전 인터뷰에서 말한 이강인은 교체로 나와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데뷔골까지 넣으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뎀벨레 평점은 6.6점으로 음바페(8.5점), 콜로 무아니(7.6점)와 대조됐고 교체로 나온 이강인은 7.2점이어서 더 비교가 됐다. 뎀벨레는 골을 넣긴 했지만 취소가 됐고 파괴력이 매우 부족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프랑스 '90min'은 뎀벨레에게 평점 6점을 줬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이 PSG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기록했다. 자이르-에메리의 멋진 패스를 받았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마이크 메냥을 뚫어냈다. 여름에 도착한 전 마요르카 선수는 아직 PSG에서 득점이 없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서 PSG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고 조명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PSG가 AC밀란을 3-0으로 꺾은 경기에서 뎀벨레는 혼란스러운 경기를 펼친 반면, 이강인은 귀중한 골을 넣었다. 엔리케 감독이 내놓은 선발 공격진 중 음바페, 콜로 무아니는 제 역할을 다했는데 뎀벨레는 아니었다.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 뎀벨레는 어려움을 겪었고 골 취소 속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공 소유권을 연이어 잃었고 경합에서도 아쉬웠다"고 혹평했다.
이어 "뎀벨레 대신 나온 이강인은 19분 동안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인 자질이 뛰어났고 효율적이었다. 마지막에 금상첨화와 같은 득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뎀벨레를 신뢰해 이강인은 출전시간이 적을 수도 있는데 기회를 잡고 있다. 이강인은 이날 터치 21회, 경합 승리 3회, 리커버리 1회, 태클 1회,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했다. 이강인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이며 이강인을 칭찬했다.
이강인 전 소속팀 레알 마요르카가 이강인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했고 1군에도 빠르게 데뷔했지만 기대만큼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해 좌절했다. 마요르카 첫 시즌 이강인은 주전으로 뛰었다. 스페인 라리가 30경기를 소화하면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발렌시아 때보다 출전경기, 시간은 늘어났기는 하지만 경기력이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한 이강인은 2022-23시즌 제대로 만개했다. 라리가 36경기에 나와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마요르카 대체불가 자원이었고 베다트 무리키와 호흡은 최고였다.
전개 상황에서 이강인이 없으면 안 됐다. 루이즈 데 갈라레타, 다니 로드리게스도 중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이강인보다는 떨어졌다. 이강인은 측면, 중앙을 오가며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다. 패스 능력은 물론, 리그 최소 수준의 드리블 실력까지 갖춰 상대가 압박을 해도 풀어나가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드리블 실력도 대단했고, 동료를 향한 정확한 패스, 순간적으로 전환을 해 공격 루트를 바꾸는 모습까지 훌륭했다. 이강인이 있어 마요르카는 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요르카는 최종 9위로 2022-23시즌을 마무리했다.
마요르카는 당연히 이강인이 남기를 원했지만, 이강인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프리미어리그(PL) 관심을 받던 이강인은 PSG로 향했다. 눈물을 머금고 이강인을 내보낸 마요르카는 PSG에서 뛰는 그를 쭉 지켜본 듯하다. 이강인이 PSG 데뷔골을 넣자 "이강인의 PSG 첫 골을 축하드립니다"고 공식 SNS에 남겼다.
이강인은 2,200만 유로(약 310억 원)에 마요르카에서 PSG로 갔다. 대박을 터트린 마요르카를 보며 멍청한 선택을 한 발렌시아를 비판하는 의견이 모아졌다. 발렌시아와 계약 1년이 남은 상태였는데 구단은 놓아줬다. 비유럽 쿼터(NON-EU)가 이유였다. 당시 발렌시아는 브라질 공격수 마르코스 안드레를 영입해 NON-EU 쿼터를 줘야 했다. 막시 고메스, 알데레테, 이강인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안드레에게 한 자리를 주기 위해 이강인을 내보내기로 했다. 계약해지였다. 이적료 없이 이강인을 방출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로 향했다.
스페인 '데포르티보 발렌시아노'는 "발렌시아의 역사적인 실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강인을 믿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과 그의 방출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성을 앗아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강인의 방출과 함께 발렌시아가 옵션이나 최소한 다음 매각의 이적료 비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에게 자유계약(FA)신분을 부여한 것이다. 발렌시아는 역사적인 신수를 저질렀다"고 이야기했다.
스페인 '마르카'도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에 왔다. 발렌시아는 10년 정도 이강인과 함께 했다. 유스에서 1군까지 올라갔지만 공짜로 내보냈다. 이번 PSG 이적을 통해 이적료에 3.5%를 받는다. 당시 발렌시아 경영진의 황당한 선택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안드레 NON-EU 등록을 위해 이강인과 계약해지를 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배팅했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아래에서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있을 땐 매우 어렸는데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래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 하비 그라시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라커룸에서 이도 저도 아닌 선수였다. 발렌시아 경영진은 이강인에게 등번호 10번을 주지 않았고 재계약도 맺지 않았다. 이강인의 성장세와 대한민국 시장을 놓친 것이다. 한국의 5,100만 인구 시장을 놓치는 걸 봤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이 떠난 후 발렌시아는 더 혼란에 빠졌다. 구단의 방만한 경영과 추락하는 성적 속 강등권 팀으로 전락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잘못된 결정을 반복한 결과였다. '마르카'는 "이강인이 이적을 할 때 계약 조건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계약해지를 한 사태에 책임질 사람은 없다. 몇 년 동안 발렌시아는 혼란에 빠진 상태다"고 언급했다.
진정한 친정은 오히려 마요르카 느낌이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 이적 소식을 전하며 한국어로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에요"라고 했다. 친절하게 한국어를 쓰며 작별인사를 정성스레 준비한 데에서 이강인을 향한 마요르카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강인은 개인 SNS에 "마요르카 팀 그리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2년 전, 마요르카 섬에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도착했다. 그리고 결국 클럽과 함께 저희 모두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제가 클럽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기뻤으며 함께 승리한 기억은 언제나 제가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팀 그리고 팬들이 함께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손 모시 경기장에서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더 좋은 선수 그리고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마요르카 소속으로 나라를 대표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것은 내게 있어서 하나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으며 그 꿈은 팀 동료들, 코칭 스태프 그리고 클럽의 모든 분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요르카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믿기에 저는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것이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마요르카 파이팅!"이라며 작별을 고했다.
마요르카 응원을 받고 PSG에 온 이강인은 대표팀, 클럽 모두에서 훨훨 날고 있다. 이강인 인터뷰도 나왔다. 프랑스 'RMC 스포츠'가 전한 이강인 인터뷰를 보면 "팀과 나 모두 기쁜 경기였다. 이번 승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했다. 경합에서 반응을 잘했고 공도 잘 다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행복하다. 경기장에 있는 매 순간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말했다. 도움을 준 자이르-에메리를 두고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앞으로도 지금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이르-에메리를 언급한 게 눈에 띄었다. AC밀란전 UEFA가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는 자이르-에메리였다. 2006년생인 자이르-에메리는 PSG 유스에 있을 때부터 PSG의 미래로 불렸다. 2022년 전격 프로에 콜업됐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26경기를 소화했다. 선발은 8경기였다. 몽펠리에를 상대로 PSG 데뷔골을 올렸는데 PSG 역대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나간 뒤 온 엔리케 감독은 자이르-에메리를 더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앙 8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발만 7경기다. PSG가 치른 UCL 2경기에서도 모두 선발로 나섰다.
이강인보다 다섯살이 어리고 동나이대 선수들은 아직 프로 팀 출전도 못한 이들이 많은데 자이르-에메리는 빅클럽 PSG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프랑스 전설 티에리 앙리가 극찬하기도 했다. 프랑스 21세 이하(U-21) 팀을 맡으며 자이르-에메리를 지도 중인 앙리는 "그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힘, 피지컬, 미래 모두 압도적으로 좋다. 경기 이해도와 욕심도 뛰어나다. 자신이 뛰어난 선수라는 걸 계속 보여주는 중이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프랑스 U-21 팀에 합류해 부상을 입고 돌아와 스트라스부르전은 못 뛴 자이르-에메리는 회복을 하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중원에서 마누엘 우가르테와 호흡을 하며 AC밀란 미드필더진을 상대했다.
경기력은 대단했다. 중원을 완벽히 장악하고 전개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침투해 공간을 점유한 뒤 동료를 향해, 또 빈 곳을 향해 패스를 넣어줬다. 전반 32분 음바페 득점에 도움을 올렸고 후반 44분 이강인 쐐기골에도 도움을 기록해 2도움을 적립했다. 공격 포인트에 더해 경기 영향력이 음바페와 더불어 가장 훌륭해 좋은 평가를 받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자이르-에메리를 두고 UEFA 테크니컬 옵저버 패널은 "훌륭한 경기를 했다. 2도움을 기록했고 인상적인 에너지를 중원에서 보였다. 어린 선수인데 퍼포먼스가 대단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젊고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하는 놀라운 선수다. 결정적인 패스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 나이대 선수들의 모범이 될 선수다. 자이르-에메리가 이어 기쁘다"고 호평했다.
프랑스 '90min'은 자이르-에메리에게 평점 9점을 줬다. 압도적으로 높은 평점이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자이르-에메리는 이번 경기에서 자신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티자니 레인더스를 완전히 제압했고 압박을 깨뜨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엔리케 감독 전술에서 공격성과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강인한 능력까지 지닌 선수다"고 평하며 "놀라울 정도로 사랑스럽고 착하며 희생 정신까지 있다.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빨리 재계약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이르-에메리는 향후 이강인과 호흡이 더욱 기대가 된다.
인터뷰와 함께 'RMC 스포츠'는 "이강인은 AC밀란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PSG의 세번째 골이자 본인의 PSG 데뷔골을 넣었다. 대담했고 역동적이었다. 뎀벨레 대신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확했고 드리블은 위협적이었다. 테오를 제치고 자이르-에메리 패스를 받아 골을 터트렸다. 스트라스부르전 선발로 나설 때도 흥미로운 모습을 보인 이강인은 뎀벨레와 진지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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