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 존슨 하원의장 당선…예산보다 먼저 챙긴 건 ‘이 나라’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0. 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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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21일간 세 명 후보 낙마끝 결정
하원의장 공백 22일만에 마침내 해소돼
첫 행보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 촉구로 시작
바이든, 75조 규모 현안대응예산 승인요청
강경보수성향에 우크라이나 지원도 반대
하원 양당 협의 난항 겪을 것으로 예상돼
3년전 트럼프 대선 패배에 결과 승인 반대
낙태 반대하고 성소수자 규제 지지
마이크 존슨 신임 미 하원의장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인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 파행’ 사태가 22일 만에 끝났다.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불명예퇴진시킨 뒤, 지난 3주간 세 명의 후보가 낙마하고 8명의 후보가 출마를 저울질하는 ‘촌극’을 벌였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4선 하원의원인 존슨을 56대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존슨 의장은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받아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했다. 민주당 의원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자당 원내대표에게 투표했다.

22일간 파행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 존슨 의장은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 촉구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존슨 의장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잠시 후 상정할 첫 번째 법안은 우리의 소중한 친구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하마스에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인질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원은 결의안을 찬성 412표 대 반대 10표로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새 하원의장이 결정되자마자 국내 다양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예산 약 560억달러(약 75조원)를 의회에 긴급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추가 예산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최근 각종 재난 재해로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을 지원하는 235억달러로 규모의 재난 대응 예산이다.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휴업이 우려되는 보육 서비스 분야 보조금이 160억달러로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화웨이, ZTE 등의 통신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미국 통신시설에서 제거하는 것을 포함한 안보·에너지 자립 예산 60억달러도 요청했다. 저소득층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예산 60억달러,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응 예산 15억5000만달러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및 중국 견제 등에 사용할 안보 예산 1050억달러를 추가로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존슨 의장은 다른 친 트럼프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예산안 통과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를 막기 위한 내년 회계연도 예산 문제 합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을 막은 임시 예산 기한은 다음 달 중순이면 종료된다.

존슨 신임 의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2015∼17년 루이지애나주 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 중이다. 주요 보직을 역임한 경력이 없고 의원 재임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당내 분열을 수습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 선출투표 전 소셜미디어에 “나는 이기는 후보 마이크 존슨과 함께 가길 강력하게 제안한다”는 글을 올렸고, 선출 직후에는 “그는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는 축하글을 남겼다.

존슨 의장은 지난 2020년 트럼프가 패배한 대선 결과 인준을 반대했다. 트럼프 재임 중에는 일부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의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지지를 표명했다. 낙태를 반대하고 성소수자 규제를 지지하며, 우크라이나 원조에도 반대표를 던진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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