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럼피스킨병

김재근 선임기자 2023. 10.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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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한 가축전염병은 전 지구적이다.

럼피스킨병의 '럼피(Lumpy)'는 혹처럼 울퉁불퉁하다는 뜻이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충청과 경기도 해안지역에 발생했던 럼피스킨병이 강원과 전북까지 확산함에 따라 지자체와 정부가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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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요즘 웬만한 가축전염병은 전 지구적이다. 오대양 6대주 어느 한쪽에서 발생해도 머지않아 세계 이곳 저곳으로 퍼진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한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질병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사람과 각종 상품, 물자의 이동과 거래가 많아지면서 가축질병도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것이다.

이달초 충남 서산에서 최초 확인된 럼피스킨병도 마찬가지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토착 전염병으로, 2012년에 중동, 2013년에는 동유럽과 러시아로 확산했다. 2019년부터 아시아권으로 퍼져, 인도에서 소 200만 마리가 감염돼 15만 마리가 폐사했다.

럼피스킨병의 '럼피(Lumpy)'는 혹처럼 울퉁불퉁하다는 뜻이다. 이 질병에 걸린 소나 젖소는 피부나 점막에 지름 2-5cm 가량의 혹이 생겨난다. 41도 이상의 고열을 앓고 식욕부진과 쇠약, 유산과 불임,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다행히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소 브루셀라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십만-수백만 마리의 닭과 돼지, 소를 살처분했으며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었다. 2010~2011년에는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어 35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을 살처분하는 등 피해 규모가 3조원을 넘었다.

충청과 경기도 해안지역에 발생했던 럼피스킨병이 강원과 전북까지 확산함에 따라 지자체와 정부가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400만 마리 분의 백신을 공급하여 이달 말까지 접종을 마친다고 한다. 당분간 소의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분뇨도 음성이 확인된 경우만 이동을 허용할 방침이다.

럼피스킨병 차단은 농가의 관심과 협조가 절대적이다. 매개체인 모기, 파리 등 흡혈곤충이 사라질 때까지 농장을 청결하게 하고, 물 웅덩이를 제거하는 등 곤충을 방제해야 한다. 매일매일 소를 체크하고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조기에 수습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농가의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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