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 기자들에게 물었다 ④·끝] 클린스만 업무 태도 물었더니 "한국에 집중해야" vs "모든 건 결과론" vs "시대가 변했다"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아시아 축구의 지존을 가리는 벼랑 끝 승부 AFC 아시안컵이 오는 2023년 1월 12일부터 2022 FIFA 월드컵 16강 진출 기쁨의 여운이 남아있는 카타르에서 킥 오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정상에 도전하고 있으며, 많은 팬들이 63년 만에 태극 전사들이 아시아 최정상에 오르길 염원하며 카타르 아시안컵을 고대하고 있다.
이런 바람은, 이 대회에 출전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처럼 최정상을 노리는 나라뿐만 아니라 소위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약체들도 아시안컵에서 자국 축구의 위상이 드높아지길 바라고 있다. 또한 과거 아시아 축구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슈퍼스타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별 보는 재미'가 큰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베스트 일레븐>은 지난 7일부터 11일 카타르 도하에 머물며 만난 아시아 주요 국가 기자들의 대회 전망과 기대감을 직접 들었다. 뿐만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방법과 관련해서도 물었다. 우리와는 다른 시각으로 접하는 아시안컵은 새로운 재미를 주는 법이다.
모두 자국에서는 인정받는 총 7명의 축구 전문 기자들에게 총 네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솔직한 답변을 한국 축구팬에게 전한다. 우리와는 다른 시각이라는 점에서 꽤나 재미있는 반응일 것이다. 그리고 기탄 없이 답한 아시아 축구 전문기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질문은 한국 축구계의 최대 이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도 논란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한국에 집중해야한다는 견해가 지배적, 시대가 변했다는 의견도
치바 노부히로 일본 니칸스포츠 기자
"무릇 대표팀 감독이라면 그 나라에서 사는 게 가장 최선의 방책이다. 만약 한국이 일본처럼 유럽파 선수들이 많으면 유럽 지부 사무실을 만들어 거기에서 상주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국내파 선수들도 중요하게 여긴다면 한국에 머물러야 한다. 하물며 로스 앤젤레스에 있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빨리 해임하는 것도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
카나가와 타카시 일본 스포츠호치 기자
"한국 축구팬들도 잘 알겠지만, 과거 일본 역시 많은 외국인 감독과 함께 했다. 일본 지휘봉을 잡았던 외국인 감독들은 일본에서 시간을 보내고 우리 문화에 존경심을 보였다. 그래서 일본 팬들도 외국인 감독을 많이 환영했었다.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금 클린스만 감독의 행동을 보면 한국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슈즈하오 중국 미구 TV 기자
"사견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라고 본다. 2023 AFC 아시안컵은 클린스만 감독을 선택한 한국의 판단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를 판가름할 것이다. 만약 한국이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모한마디 미사기 이란 IRIB TV3 기자
"이란은 클린스만 감독과 추억이 있다.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에서 독일과 맞붙었을 때 클린스만 감독에게 실점하고 경기에서 졌다. 훗날 독일 감독이 되어 독일 축구계에 새로운 모델을 남기기도 했다. 어쨌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을 다음 팀으로 선택한 건 이란에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파울루 벤투 감독과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여전히 TV 패널로 계속 활동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감독이 된 만큼,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에 머무르며 그의 팀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는 월드컵·아시안컵·아시안게임 그리고 유럽에서 매우 좋은 경험을 쌓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런 선수들이 주어졌다면 팀에 100% 집중하는 감독이 필요하다."
샤라피나 나즈롬 말레이시아 아스트로 아레나 TV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미 세계 축구계에서 나름 자신만의 캐릭터의 이름값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는 아마 한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은 아시아인들과는 태도가 정말 다르다."
라울 발리 인도 골닷컴 인디아 기자
"유럽과 한국에서 한국 선수들을 살피고 있는 이상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그건 중요한 건 아니다. 세상은 변했고, 지금은 이걸 받아들여야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로컬 지도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그리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건 계약상 구속력이 있는 일일 것이다."
아빌라시 나라파트 카타르 아시안컵 조직위 홍보 및 전 ESPN 기자
"순전히 사견을 전제로 하자면 클린스만 감독은 좀 더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야 한다. 한국은 유럽파만의 팀이 아니다. K리그에도 뛰고 있는 선수가 있다. 내가 클린스만 감독이라면 코치들이 주는 피드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스스로 확인해야 할 상황이 더 많다. 예를 들면 공격수가 골을 넣을 위치로 뛰어드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건 TV에서는 볼 수 없다. 결국 현장에서 봐야 한다."
"그는 어디에서 일하든 좋은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다. 일단 이긴다면 그 행동이 무엇이든 클린스만 감독의 말이 맞다. 다만 K리그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카잔의 기적과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었던 그 순간에 현장에 있었다. 독일전에서 이겼을 땐 유럽파가 극히 적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리그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매우 중요한 리그다. 클린스만 감독이 코치들에게 좋은 조언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그러했으면 한다. 부디 올바른 일을 하길 바란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그래픽=베스트 일레븐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