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사시나요?[이제학의 힐링카페]
“나는 손주 보는 맛에 산다.”
그렇게나 좋을까? 손주랑 전화통화 할라치면 목소리부터 코맹맹이로 바뀐다. 핸드폰 대문 사진도 손주아이 얼굴이고 온통 손주아이 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젊었을 때 무뚝뚝했던 사람들도 예외가 없다. 왜 그럴까?
분명 사랑은 내리사랑인 모양이다. 어떤 사람은 sns육아일기를 쓴다. 핸드폰에 아이의 매일매일의 모습을 찍어서 sns에 올린다. 글쎄 아직 손주가 없으니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어떤 것도 좋은데 아이 담살이 만은 부탁하지 말라”고 한다는데 어느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단편선에서 대표작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발표하고 많은 인기를 누렸다. 유명한 작품이라 한 두 번씩은 읽어봐 내용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자신을 돌보고 앞날을 계획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각자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인가? 신은 묻지 않는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사람은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왜 사느냐는 물음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일 것이다. 사람들은 다종다양한 마음과 모습으로 살아간다.
얼마 전에 들은 ‘인디언 노인과 양파’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멕시코시티의 어느 시장에서 인디언 노인이 양파를 팔고 있었다. 마침 한 남자가 노인에게 양파 한 망이 얼마인지 물었다. 노인은 한 망에 2달러라고 했고 그는 많이 사면 깎아줄까 싶어서 두 망은 얼마인지 물었다. 하지만 가격은 4달러였고 세 망을 사도 역시 6달러였다.
혹시 모두 사면 저렴할까 싶어서 물었더니 노인의 대답은 의외였다. “죄송하지만, 전부 다는 팔 수 없다.” 그 남자는 의아해하며 노인에게 이유를 물었다. “여기에 양파만을 팔기 위해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 즐거움을 찾기 위함인데, 온종일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니 이 양파들을 한 번에 팔아치운다면 내 즐거운 하루도 바로 끝이 나지 않겠는가?”
울림이 크다. 노인은 장사를 일찍 접고 집에 돌아가기보다 상인으로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효율성만을 좇다 보면 더 큰 것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우리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은 때로는 돈보다 더 가치 있다.
옛날보다 우리는 훨씬 더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에 비례하여 행복하지는 않아 보인다. ‘행복은 내가 가진 아파트의 가격이 아니라 삶의 가치에서 나온다’고 한다. ‘욕망의 시대’에 새겨 볼 말이다. 자산은 나의 욕망보다 타자의 욕망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보람된 일은 그것 자체가 기쁨이며, 사람이 거기에서 얻는 이익에 대한 기쁨이 아니다.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의 구절은 각축전이 벌어지는 살벌한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를 사색하게 만든다. ‘동그라미 속, 희미하게 보이는 저 자그마한 하얀 점이 지구입니다. 수천 년 세월 속, 저 점에서는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가 존재했습니다. 이데올로기와 종교의 충돌로 서로를 증오하고 피를 흘리며 죽어간, 수많은 인간들이 저 작은 먼지 같은 점 위에 살다 갔습니다. 광대한 우주 속에 지구는 하나의 티끌일 뿐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해야 합니다.’
행복의 완성은 내 것을 채우는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일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끝이 보이지 않는 확전 양상으로 전 세계가 불안하다. 그 전쟁통에 있는 나라의 국민들은 희망과 행복을 노래하기 힘들 것이다. 생존이 보장되어야 손주를 보는 기쁨도 가능하다. 복작거리는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더불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인데 나 혼자만 배불리 빵만으로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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