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빌런 때려잡는 강한 여주들이 ‘대세’

이승미 기자 2023. 10.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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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백마 탄 왕자'는 필요 없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체적으로 강한 개성을 드러내는 여성 캐릭터들이 늘고 있다.

특히 드라마는 박보영이 원톱 주연했던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과 달리 어머니 김정은, 할머니 김해숙까지 3대의 걸친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여성 가족 구성원들의 연대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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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소녀’ 이유미, ‘교사 복서’ 신혜선
이유미, 괴력으로 마약 사건 해결
3대에 걸친 여성 히어로 연대 신선
신혜선, 학폭 가해자 직접 맞서 처단
“약자 위치인 여성들에 쾌감 선사”
더 이상 남자에게 의존하진 않는다.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 캐릭터가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위부터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과 영화 ‘용감한 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JTBC·마인드마크
더 이상 ‘백마 탄 왕자’는 필요 없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체적으로 강한 개성을 드러내는 여성 캐릭터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들이 거대한 악의 무리나 강력한 남성 빌런을 처단하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 3대 걸친 여성 히어로

배우 이유미는 JTBC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선천적으로 괴력을 가지고 태어난 강남순 역을 맡고 서울 신종 마약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옹성우가 연기하는 마약 수사대 형사의 조력자인 듯 보이지만 사건 해결 과정의 중심에는 엄청난 힘을 무기 삼은 이유미가 있다.

특히 드라마는 박보영이 원톱 주연했던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과 달리 어머니 김정은, 할머니 김해숙까지 3대의 걸친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여성 가족 구성원들의 연대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특히 김해숙은 ‘할머니 히어로’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뉴스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강력사건에서 여성은 피해자의 위치에 놓여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일반적인 남녀의 구도를 전복시킴으로써 시청자들에게도 쾌감을 안기고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드라마는 4.3%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해 최고 9.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돼 꾸준히 글로벌 차트(플릭스패트롤) TV쇼 순위 10위권 안에도 들고 있다.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까지도 OTT를 통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학교 폭력부터 성범죄까지…직접 처단

영화 ‘용감한 시민’은 기간제 교사 신혜선이 재력을 무기 삼아 학교 폭력, 성희롱, 교권 침해 등 교내에서 온갖 악행을 일삼는 학생 이준영을 처단하는 ‘용감한 시민’도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복싱 선수 출신인 신혜선은 뛰어난 격투 스킬을 바탕으로 무에타이로 단련된 자신보다 훨씬 큰 덩치의 이준영에게 육체적으로 맞서 승리를 거두며 통쾌함을 안긴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영화는 25일 박스오피스 2위로 개봉해 실관람객 평점 CJ CGV 골든 에그 지수 91%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개봉해 1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66%)보다도 크게 앞서는 평점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경호원 출신 전종서가 조직적으로 성 착취 범죄를 저지르는 거대 남성 조직을 나 홀로 처벌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발레리나’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차트에도 오르며 주목받았다.

이 같은 이야기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청순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김하늘도 내년 방송 예정인 KBS ‘멱살 한번 잡힙시다’에서 온갖 범죄자들의 죄를 까발리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기자를 연기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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