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입지' 성동구치소, 전용59㎡도 10억원?…그래도 불청약 예고
일반형 320가구에 쏠린 눈…분양가 10억?
"금싸라기 땅…비싸도 경쟁 치열할듯"
'찐은(진짜는) 성동구치소다!'
옛 성동구치소 부지의 공공주택을 목 빠져라 기다리는 부동산 커뮤니티 글들이 속속 눈에 띈다.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데다 공급이 계속 미뤄져 온 만큼 대기 수요가 쌓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사전청약 공급 계획이 잡히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다. 다만 공공분양인데도 분양가가 10억원 전후로 예상돼 벌써부터 셈법 계산에 한창이다.
'얼마나 기다렸는데!'…내년 상반기 사전청약
SH공사가 내년 상반기 중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조성하는 공공주택의 일부에 대해 사전청약 계획을 잡으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1977년에 만든 성동구치소는 서울 송파구 가락2동 162 일대로 강남의 몇 안 되는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지만 혐오 시설로 분류되면서 일대 주민들의 눈총을 받아왔다.
그러다 40년 만인 2017년 6월 문정법조단지로 이전하면서 개발이 가시화되자 복합문화시설이나 공원 등을 조성해 지역의 활력을 찾자는 주장이 잇달아 나왔다.
그러나 2018년 9월 당시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구치소 부지를 신규택지로 지정하면서 신혼희망타운 등 1300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관련기사:'옛 성동구치소'에 이번엔 공공임대?…주민들 '부글부글'(2021년9월3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임대주택 공급 위주로 검토되는듯 했으나 정부가 바뀌면서 개발 방향도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26 대책을 통해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2023년 6월 320가구를 뉴:홈 유형 중에서도 공공분양 유형인 '일반형'으로 사전청약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남권 알짜 입지에 '내 집 마련' 하고자 했던 청약 대기자들이 사전청약을 노렸으나 설계 계획이 변경되면서 공급 시점이 또 내년으로 밀렸다.
서울시는 옛 성동구치소 부지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 이곳을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하고 지난달 실시 설계자를 선정한 상태다.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사업은 공공주택 115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만드는 사업이다. 1050가구는 공공분양, 10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조성한다.
내년 상반기 1050가구의 공공분양 가운데 320가구는 뉴:홈 '일반형'으로 사전청약 받는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전청약 공급 평형은 전용면적 49㎡, 59㎡, 84㎡ 가운데 결정된다"고 말했다.
공공분양 59㎡가 10억?…"그래도 불청약"
옛 성동구치소 부지는 오랜 기간 공급이 밀려왔던 만큼 내년 사전청약을 향한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이 부지는 지하철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이 도보권이고 5호선 개롱역과 3호선 경찰병원역을 끼고 있어 사전청약 단지 중에서도 '역대급 입지'로 꼽힌다.
서울시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만큼 용적률 120% 상향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분양가 책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반형은 인근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는데 일대 집값이 워낙 높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래미안파크팰리스' 전용 59㎡가 이달 13억1000만원(14층), 전용 84㎡는 16억300만원(21층)에 각각 거래됐다.
전용 59㎡를 기준으로 시세의 80%를 적용해도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을 수 있다. 앞서 6월 뉴:홈 일반형으로 사전청약자를 받은 서울 동작구 '동작구수방사'도 전용 59㎡의 추정 분양가가 8억7225만원에 책정된 바 있다.
성동구치소 부지는 송파구에 위치한 데다 공급 시점인 내년 상반기에 시세가 더 오르게 되면 추정 분양가도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사업의 컨셉이 현재 주택시장의 트렌드와 거리가 있다는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층수 규제가 풀린 이후 강남을 비롯해 여의도 등 서울 전역에선 초고층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사업은 '경계없는 마을'로 설계해 저층 단지 위주로 구성하다 보니 동간 간격이 좁아 사생활 문제나 개방감 확보 문제 등의 우려가 일부 나온다.
그럼에도 일단 공급만 되면 '불청약'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기대하는 가격이 아니라도 청약이 잘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성동구치소는 워낙 입지가 좋고 저층 위주로 구성된다면 오히려 주거의 질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H공사가 분양원가 공개 등으로 분양가 합리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시세보다는 저렴하게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수요가 높은 전용 84㎡까지 나온다면 더 크게 흥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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