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프리케강도 청계천처럼…" 코이카 ODA 사업 '순항'
'2030년까지 중소득국' 돕고자 자체 인력 양성 여건 조성도
(카트만두·포카라·서울=뉴스1) 외교부 네팔 공동취재단 이창규 기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정부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네팔에서 시행 중인 환경·보건사업이 일련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코이카는 네팔의 자체적 경제성장을 돕고자 단순 원조가 아니라 현지 주민들을 위한 교육사업 등에도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은 지난 10~13일 나흘간 일정으로 네팔을 찾았다. 코이카가 현지에서 진행 중인 리사이클·업사이클 플랫폼 및 친환경 시범마을 구축을 통한 '녹색 일자리 창출사업'과 '제2차 한네친선병원 지원 사업' 현황, '카트만두 대학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사업' 현장 등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코이카는 지난 1995년 6월 네팔사무소를 설립한 이래 작년까지 현지 ODA 사업에 총 1만8864만달러를 지원했다.
올해부터 코이카는 포카라 환경 보존을 위한 녹색 일자리 창출 사업(980만달러)을 진행 중이다.
포카라는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히말라야의 관문도시다.
그러나 포카라는 폐기물 관리정책이 미흡한 데다 주민들의 공공인식 부재 등 때문에 분리 수거되지 않은 폐기물 배출량이 하루 평균 188톤에 이른다.
이에 코이카는 오는 2029년까지 포카라에 △소재 은행와 전시·체험·판매 공간 및 기업 입주·교육 공간 등을 포함한 '그린 벤처 존'을 구축해 공공인식 개선과 녹색 일자리 창출을 돕고, △시 정부의 폐기물 관리 역량을 강화하며, △친환경 시범마을을 조성해 폐기물 분리 배출 및 재활용 자원화 교육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나 라즈 아차리야 포카라 시장도 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코이카 및 유엔개발계획(UNDP)과 협력해 리사이클·업사이클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며 포카라를 세계적인 (환경 보존) 모범도시로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세계도시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았던 아차리야 시장은 "청계천을 보고 감명 받았다"며 "포카라의 프리케강(江)도 청계천처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코이카는 네팔의 의료 인프라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부터 2차 한네친선병원 지원 사업(950만달러)도 시행하고 있다.
한네친선병원은 2009년 코이카로부터 134만달러를 지원 받아 개원했다. 이후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빠르게 늘어 개원 당시 연간 1만6800여명이던 내원 환자가 올해 15만5000여명이 됐다.
이는 한네친선병원이 운영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실 △인공투석실 △혈액투석실 등 시설이 다른 지역 병원보다 우수한 편인 데다, 2017년 이 병원이 현지 '의료보험 1차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게 코이카 측의 설명이다.
마단 순더르 쉬레스타 티미 시장도 "(한네친선병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병원에 가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이카의 2차 한네친선병원 사업계획엔 △2차 병원 신축과 △병원 운영 마스터플랜 수립 △병원 감염관리 매뉴얼 수립 △모자 보건 및 신생아 중환자 진료를 위한 최신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2차 병원 신축은 올해 말 그 설계가 완료되면 내년 초쯤 착공을 시작해 2027년 완공한다는 게 코이카의 목표다.
김병철 네팔 코이카 글로벌 협력의사는 "2차 한네친선병원 사업의 목표는 지역 보건의료 활성화"라며 "현지 보건소와 연계해 온라인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네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자국을 '중소득국'으로 도약시킨단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 있는 네팔 노동자들의 송금액이 네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인력 유출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이카는 통합적 지역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카트만두 대학에 '네팔기술혁신센터'(NTIC)를 설립, 네팔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자체 인력 양성 여건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총 120억원이 투입된 NTIC는 동결건조기와 차세대 유전자 분석기 등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네팔에선 최초로 '2등급 생물안전시설' 인증을 받아 맞춤형 결핵 치료를 위한 바이러스 연구도 가능하다.
람찬드라 파우델 네팔 대통령은 이달 11일 NTIC 준공식 축사에서 자국에 대한 우리 정부와 코이카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며 "(NTIC 건립은) 과학연구와 혁신, 기술이 융합되는 새 시대를 열 수 있는 역사적 기회다. 네팔 산업화와 발전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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