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지드래곤·남현희…전세계가 사랑한 K콘텐츠, ‘10월 괴담’에 무너지다[SS연예프리즘]

조은별 2023.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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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지드래곤, 남현희. 사진|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이선균, 지드래곤, 그리고 남현희까지...‘11월 괴담’이 ‘10월 괴담’으로 앞당겨졌다.

‘11월 괴담’은 통상 프로야구정규 시즌이 마무리되는 11월 무렵 연예계 사건사고가 두드러지게 보도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1987년 11월 1일 사망한 고 유재하와 1990년 11월 1일 사망한 고 김현식이 3년의 시차를 두고 사망한 게 ‘11월 괴담’의 시초였다. 이후 1995년 듀스 김성재까지 11월 사망하면서 ‘11월 괴담’은 마치 연예계의 공식처럼 자리잡았다.

하지만 2008년 이후 ‘11월 괴담’은 ‘10월 괴담’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2008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별 중의 별’ 고 최진실, 2014년 의료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청춘의 우상 고 신해철, 아직도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지 못하는 고 김주혁의 교통사고 사망사건, 그리고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부채로 남아있는 가수 설리의 죽음까지 수많은 사건사고가 10월에 일어났다.

2023년 10월은 ‘10월 괴담’의 쐐기를 박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톱스타 L씨의 마약 수사보도가 발단이었다. 불과 하루만에 톱스타 L씨가 배우 이선균으로 밝혀지면서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선균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주역이자 수많은 중장년 남성들을 울린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주연배우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몇 안되는 배우인 그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에 영화계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설상가상 이선균의 마약 투약업소가 서울 강남의 속칭 ‘텐프로’라고 불리는 상위 1% 회원제 고급 유흥업소이며 20대 여성 종업원의 집에서 함께 투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들도 등을 돌렸다. 연기자이기도 한 아내 전혜진, 두 아들을 둔 반듯하고 모범적인 이미지가 산산조각나면서 회생 불가능 지경에 이르렀다.

광고계가 가장 먼저 손절했고 출연예정인 드라마 ‘노웨이아웃’은 주연배우를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미 촬영한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이 기약없이 연기됐다.

‘더 큰 것’이 남아있었다. 이선균 사태를 수사하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5일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을 마약투약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거짓말’, ‘하루하루’, ‘판타스틱베이비’, ‘뱅뱅뱅’, ‘루저’까지 발표하는 곡마다 큰 사랑을 받으며 한류 2세대를 일궜고 음악과 패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당대 최고의 톱스타 지드래곤의 추락에 가요 관계자들과 팬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미 최근 그의 외모와 말투, 걸음걸이까지 중독자의 그것으로 변했다는 신호가 보였기에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아꼈던 수많은 이들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마약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선균, 지드래곤이 마약투약을 한 강남 유흥업소 단골이라는 일부 연예인들의 이름이 ‘지라시’ 형태로 퍼져나갔고, 각종 가짜뉴스가 난무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K팝 스타들, 톱 연예인들, 그리고 유명 스포츠스타들의 이름까지 언급되면서 팩트와 거짓의 경계가 무너졌다.

아무리 ‘사실무근’이라고 호소해도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배신’에 대중들은 그 어떤 공식입장도 믿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마약사건의 배경이 정계 이슈를 덮기 위한 ‘정부음모론’까지 연이어 제기되면서 대중의 불신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마약사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10월 괴담’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대표 펜싱여제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한 ‘땅콩’ 남현희는 성전환 사기꾼인 전청조에게 속아 투자 및 결혼을 약속해 충격을 안겼다. 다행히 언론 보도 이후 전청조의 사기행각을 알아 채 결별을 통보했지만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법한 엽기적인 사안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우 오정세는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경운기를 들이받아 경운기 운전자가 사망하고 부상당하는 사고를 냈다. 올해 빌보드 차트 최장 진입 기록을 세우며 중소기업의 신화를 쓴 ‘큐피트’의 주역 피프티피프티는 전속계약 분쟁 끝에 결국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연예계지만 2023년 10월은 유독 아플 정도로 시끄럽다. 전 세계가 사랑했던 K콘텐츠 신화가 ‘괴담의 역습’에 무너지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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