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강화 완료’ 박혜민 성장일기 “경상도 남자 우리 감독님은 츤데레 스타일, 똑똑한 배구 노력할게요”

정관장 아웃사이더 히터 박혜민이 공·수에서 모두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도 제자 박혜민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관장은 10월 26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2023~24 V-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러 세트 스코어 3대 2(21-25, 26-28, 25-22, 25-7, 18-16)로 승리했다. 정관장은 시즌 2승 1패(승점 5점)를 기록하면서 리그 4위를 유지했다.

정관장은 이날 1세트와 2세트를 접전 끝에 내주면서 패색이 짙었다. 셧아웃 패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정관장은 3세트에서 끌려 가는 흐름을 세트 막판 뒤집으면서 반전의 불씨를 만들었다.

4세트에서 완벽한 전환점이 찾아왔다. 세트 초반부터 상대 리시브와 토스 불안을 집요하게 이용한 정관장은 흥국생명을 단 ‘4점’에 묶은 사이 9대 4에서 21대 4까지 훌쩍 달아났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벤치로 불러들여 사실상 4세트 백기를 들었다.

5세트에선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은 7대 7 동점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흥국생명은 9대 9 상황에서 김연경의 서브 에이스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한 점 차 시소 게임이 끝까지 이어진 가운데 흥국생명이 상대 주포 지아의 서브 범실로 14대 13 세트 포인트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메가의 득점으로 14대 14 듀스가 이뤄졌다. 치열한 듀스 접전 끝에 메가의 오픈 공격으로 승리 기회를 잡은 정관장은 지아의 마무리 득점으로 흥국생명의 개막 4연승을 저지했다.

정관장은 이날 31득점을 기록한 메가를 중심으로 지아(20득점), 정호영(14득점), 박혜민(13득점), 박은진(12득점)의 고른 화력 지원으로 우승 후보 흥국생명을 꺾었다.

경기 뒤 고희진 감독은 “2세트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오늘 질 게 없는데 져주고 있다. 준비했던 블로킹이랑 서브 공략하면 되는데 이렇게 지고 싶냐. 능력이 없으면 말도 안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는데 3세트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5세트로 가면 김연경과 옐레나로 상대가 집중할 것을 예상했다. 4세트보다 서브가 잘 안 풀렸는데 준비했던 걸 잘 이행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 특히 지아가 가라앉다가 살아난 게 큰 수확이다. 오늘 활약 승리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이날 13득점 공격 성공률 52.17%를 달성한 박혜민을 향해 고 감독은 “박혜민 선수는 상대가 낮은 블로킹이 있을 때 잘 통하는 선수다. 확실히 예전보다 기량이 올라왔다. 좋은 공을 줘야 하는데 나쁜 공도 칠 줄 알아야 하는 건 과제다. 오늘 세터와 호흡이 좋고 강타도 나와서 앞으로 더 기대 된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박혜민은 “1, 2세트에서 힘든 경기를 했는데 감독님께서 자신 없는 표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덕분에 정신 차리고 파이팅 있게 3세트부터 경기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혼도 많이 내시고 칭찬을 많이 안 해주신다. 경상도 남자라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츤데레 스타일인 걸 이제 알았다(웃음)”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박혜민은 “감독님께서 평소 똑똑한 배구를 하라고 주문하신다. 연습 때 강하게 때리려고 하면 기교 부리는 언니들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하신다. 그래서 공격에선 공을 가지고 노는 게 뛰어난 (황)민경 언니, 수비에선 (문)정원 언니 걸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로 멘탈 약해서 빨리 무너질 수도 있는데 올 시즌은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해서 불안하지 않다(웃음). 즐기면서 배구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