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만 할 수 없어" 30대 유승호, 달라진 이유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2023.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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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베우 유승호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마냥 어리기만 했던 배우 유승호가 달라졌다. 이제 30대가 된 그가 변화하고 도전하기 시작했다.

유승호는 23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포스트타워에서 웨이브 드라마 '거래'(극본 홍종성, 연출 이정곤) 종영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래'는 순간의 선택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된 100억 납치 스릴러다.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유승호도 '거래'를 통해 누아르 장르를 처음 도전해봤다. 그는 "일단 감독님이 나한테 먼저 제안해준 게 컸다. 놀랐다. 그동안 내가 잘 알고 있었고 항상 새로운 거에 도전하고 싶고 흥미는 있었지만,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며 "굉장히 흥미롭지 않나. 그래서 되게 이른 시간 안에 선뜻 하고 싶다고 해서 감독님께 말씀드린 게 기억난다"라고 말했다.

유승호는 "그동안 해온 작품을 보면 진중하고 정직하고 이런 것들을 주로 해왔다"라며 "감독님은 유승호 배우의 '까까머리'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준성은) 재효와 같은 납치법이긴 하지만 분명히 선과 악이 달랐다. 악은 재효, 선은 내가 담당했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은, 도덕적인 선을 지키려는 게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그의 가장 큰 변식은 반삭이다. 짧은 머리로 나온 유승호는 "솔직히 머리를 더 짧게 하고 싶다는 건 내 의견도 있었다. 물론 배우의 감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범인의 모습이 흥미롭길 바랐다. 재효와 준성이 앉아있을 때 허술해 보이는 범인들, 외적인 부분들로도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감독님께 말해서 좀 더 잘라 보면 어떨까 말하기도 했다. 현장에 아침에 갈 때 너무 편했고 좋았다. 손질 안 해도 되고"라고 털어놨다.

◆ "욕하는 내 모습, 손이 바들바들 떨려"

베우 유승호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유승호는 극 중에서 이준성 역을 맡았다. 이준성은 고교 시절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꿈이 꺾이고 사채에 쫓겨 입대했다. 전역 후엔 새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으나 납치극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다.

'도전'이 키워드였던 이번 작품. 유승호는 '거래'를 어떻게 봤을까. 그는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긴 하다. '괜찮을까', '잘될까' 하면서 작품 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드라마 시청엔 방해만 되지 말자고 소소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라며 "(작품이) 공개됐을 땐 상상 이상으로 재밌고 잘 스며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세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일단 김동휘 배우 같은 경우엔 집중하는 게 좀 놀랐다. 현장에서 웃음이 많고 유쾌한 현장이었는데 그런데도 연기를 잘하고 재밌는 장면이 탄생했다"라며 "유수빈 배우는 에너지가 넘친다. 분위기 메이커를 정말 많이 해줬고 제일 형으로서 말하지 않아도 기둥이 되는 부분이 존재했다. 연기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라고 극찬했다.

이 가운데 그는 가장 대 선배다. 유승호는 "좀 무게 잡는 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농담이고 내가 제일 어중간한 포지션이었다. 내가 주어진 거 열심히 하고 이거는 성격 탓이긴 한데 난 연기를 할 때 내가 건의하는 걸 듣고 나만의 방식으로 푸는 걸 좋아하는 방식인 거 같다"라며 "상대방이 편하게 세팅을 해주면 풀어가는 걸 좋아한다. 듣고 많이 따라가려고 하는 포지션이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만 촬영 중 부끄러운 장면이 있었다면 욕이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었다고. 유승호는 "욕하는 장면이나 카메라 앞에서 처음이라 촬영할 때도 욕하거나 피나는 장면은 손이 바들바들 떨리더라"며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했던 게 처음이었다. '어떻게 비칠까' 혹은 '카메라 앞에서 이런 거 보인 적 없는데 어색해 보이면 어떡하지' 싶어서 잘 피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 30대 진입한 유승호, 그가 YG엔터테인먼트로 간 이유

베우 유승호/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항상 어린 모습을 보였던 유승호는 어느덧 30대로 진입했다. 그러다 보니 그의 행보엔 많은 변화와 도전이 돋보인다. 유승호는 "군 전역하고 나서부터 배우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군 시절 때 TV를 보면서 드라마를 보니 '나도 저 자리에 있었는데 저렇게 멋있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걸 보면서 부딪혀 보고 싶었다"라며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30대란 나이에 접어들면서 하루가 소중하더라. 아침에 눈 떴을 때 잘살아 보고 싶고 재밌고 멋있게 하루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그에겐 '무빙' 출연설이 존재했다. '무빙'에서는 영탁 역의 생년월일이 등장, 실제 유승호와 같았다. 또한 영탁 캐릭터의 이미지 자체도 유승호와 비슷해 출연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이에 "난 아직 '무빙'을 몰아보려고 안 본 상태다. 근데 갑자기 주변에서 문자가 많이 왔다. '영탁이 너냐'라고 하더라. 난 안 보니까 몰라서 뭔 소리냐고 물어보니 '무빙'에서 이런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라며 "정말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강풀 작가님이 직접 다 설명해 주는 라디오를 들었다. 난 실제로 연락받은 적 없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과거와 비교했을 때 성숙함을 노력한 것 같다고. 유승호는 영화 '집으로'를 언급하며 "잘 됐기 때문에 '집으로' 얘기를 항상 듣는 거 같다. 20살 때는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이런 얘기를 피한 거 같다. 근데 요즘 보면 나의 소중한 작품이다. 너무 귀엽지 않나. 그냥 나도 이젠 볼 때마다 '너무 귀엽다'라고 말할 정도로 추억에 남았다. 어릴 땐 오히려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그냥 생각을 비우고 지금 당장 작품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라고 덧붙였다.

YG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과 관련해서도 나이를 언급했다. 유승호는 "서른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적인 변화는 없지만, 마음이 조금 이상하더라. 내가 원래 사람 만날 때 긴장을 많이 해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그렇게 지내는 걸 좋아했다"라며 "뭔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 좋은 것만 할 순 없겠다고 생각했다. 안 해본 것도 좀 해보면 무언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이런 것도 많이 해야겠다 싶더라. 반대되는 부분과 부딪혀 보자는 생각도 있어서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게 됐다"라고 그간의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바뀐 생활에 대해) 만족도가 높은 거 같다. 새로운 걸 하면서 '이런 재미도 있구나!'라고 느낀다. 같이 밥도 먹으면서 사소한 것들 혼자 밥 먹기도 좋아했는데 운동도 하고 생활이 있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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