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오른 이유… 2명 중 1명 '생애최초 매수'

정영희 기자 2023. 10. 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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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10월 월간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과 인천에선 상승세가 나타나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19개월 만에 0.03% 올랐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전월 대비 각각 5.0%, 8.9% 증가해 2달 연속 이어졌던 감소세를 끊고 오름세로 돌아섰다./사진=뉴시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랜 하락 흐름을 끊고 19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도 급증했는데, 전국에서 집을 산 사람 2명 중 1명이 생애최초 매입자였다. 정부가 주택시장 부양책으로 도입한 특례보금자리론 영향과 고금리 여파로 떨어진 부동산 가격이 맞물리며 생긴 결과로 해석된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03% 상승했다. 전월과 동일하게 서울·인천은 올랐지만 경기는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처음으로 0.01% 떨어진 이후 내림세가 지속되며 그 동안 누적된 하락폭은 8.35%다. 수도권에서 가장 늦게 하락을 시작했던 서울은 3개월 전부터 하락을 벗어나 이달 들어 0.10% 올랐다. 인천은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하락세를 보였으나 2개월 전부터 반등했다.

지난 8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3277가구로 전월(2만2179가구) 대비 5.0% 증가했다. 인천 거래량이 전월과 거의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고, 서울과 경기는 각각 635가구와 462가구 증가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매매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거나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 아직 거래량이 뚜렷하게 증가한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적은 0.06%로 집계됐다. 시·도 단위로 분석한 결과 충북 월간 하락률이 0.40%로 가장 높았으며 세종은 0.16% 오르며 상승 속도가 가장 빨랐다. 지난 8월 지방 주택 매매거래량은 울산과 충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증가하며 전월 대비 9.1% 늘었다.

지난달 전국 생애최초 주택 매입자 비율은 50.6%로 집계돼 집합건물 기준 연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지방은 생애최초 매입자 비율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수도권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주택 매입자 가운데 생애최초 매입자는 지난 1년간 평균 48.8%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 50%를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보유기간 5년 이하의 단기 매매 비중은 전체의 44.6%로 지난 5월(52.7%)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김 부연구위원은 "생애최초 매입자 증가는 금융지원책 발표가 적용 대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며 "1년 한정이었던 특례보금자리론의 제도 연장이 사실상 어려워 보이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판매 역시 사실상 종료됐다고 봐야 하므로 향후 생애최초 매입자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유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 전세가격은 0.48% 오르며 지난달에 비해 상승폭을 더 키웠다. 수도권 전세가격이 전월에 비해 0.91% 상향 조정되며 지방(0.07%)에 전국 상승폭 확대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지방 전세가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으나 지난달 1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2년 전인 2021년 9월 전세가격지수와 비교하면 여전히 전국 평균 14.5%, 수도권은 18.8% 하락한 상태이므로 전세시장 위험에 경각심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매매·전세·월세 등 전국 아파트 수급동향지수는 8개월째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12월 70.5에서 지난달 대략 20포인트(p) 오른 90.4를 기록했다. 지방의 수급동향지수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지수 회복 속도는 소폭 느려져 지난달에는 지방 변동률이 더 컸다. 김 부연구위원은 "수급동향지수의 개선에는 수요의 유입도 있겠지만 기존 주택의 공급, 즉 매물 감소도 한 축을 담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완화 기조였던 주택 금융 상품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향후 수급동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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