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하지 않았다
한겨레 2023. 10. 27. 05:05
샤워를 하고 차를 마셨다
전화하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보고 음악을 들었다
가끔 전화기를 쳐다보았지만
전화하지 않았다
고양이를 목욕시키고 간식을 주었다
조금 화가 났지만
전화하지 않았다
과자를 먹으면서 책을 읽었다
왜 매번 내가 먼저 사과해야 하지?
따지고 싶었지만
전화하지 않았다
피자를 먹으면서 맥주를 마셨다
사과하게 될까 봐
전화하지 않았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전화하려고 마음먹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김개미의 시, ‘자음과모음 2023 가을’(5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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