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위치 '제각각'… 시각장애인에겐 너무 힘든 ‘교통카드 찍기’ [현장, 그곳&]
시각장애인聯 “취지 좋으나 변경 느려 오히려 불편”
道 “최대한 예산 확보… 나머지 지자체도 작업 계획”
“교통카드 찍는 위치요? 버스마다 다 다르던데요?”
경기도가 버스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추진한 ‘단말기 위치 표준화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각장애인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9월부터 시내버스 운전석 앞쪽에 있던 단말기를 바닥에서 1m10cm 떨어진 높이에, 좌석과 더 가까운 곳으로 변경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경기일보 취재진이 수원·용인·화성·오산 등지에서 시내버스 20여 대를 무작위로 확인한 결과, 교통카드를 찍는 단말기 위치가 모두 제각각이였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탑승한 버스의 경우 승차 시 교통카드를 찍어야 하는 단말기가 운전석 바로 앞쪽에 설치돼 있었다. 흔히 ‘돈통’이라고 불리는 입금함의 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있어, 대다수 승객은 고개를 숙이거나 계단을 올라오면서 교통카드를 찍었다.
반면 용인시 기흥구에서 탑승한 버스의 단말기 위치는 달랐다. 단말기가 좌석 안쪽으로 들어와 있었고, 높이도 50㎝ 정도 높게 설치돼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예산 등의 문제로 단말기 교체에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해 사업을 신청한 21곳의 지자체 가운데 고양·안양 등 9곳을 우선적으로 추진했으나, 단말기 위치 변경을 신청한 버스 1천815대 중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한 버스는 907대(50%)뿐이다.
또 올해 용인·성남 등 12곳의 시·군에서 신청한 788대의 시내버스의 단말기도 교체해야 하지만, 지난 9월 기준 표준작업을 완료한 곳은 10%도 안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10곳의 지자체는 사업 신청을 하지 않아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시각장애인들의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최선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팀장은 “교통카드 단말기의 위치가 버스업체별로, 버스 종류별로 다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이를 찾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단말기 위치 변경 속도가 느려 오히려 더 큰 불편만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교통카드 단말기 제조업체가 한 곳이다 보니 지체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나머지 10곳 지자체도 단말기 표준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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