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눈치 본 카뱅·케뱅, 주담대 이어 자동차 할부대출 노린다

박슬기 기자 2023. 10. 27.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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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시화센터에서 중고차 경매 응찰에 참가하기 전 회원들이 매물을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스1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41조원에 달하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여신 성장을 노렸지만 금융당국이 가계 빚을 관리하라고 압박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시선을 돌렸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4일 중고차 구매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 중고차 구매대출은 복잡한 서류 제출 없이 차량 번호만으로 예상 금리와 한도를 조회할 수 있다. 서류는 자동차 매매 계약서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대출 신청 및 실행이 가능하도록 구현해 영업시간의 제약을 받았던 기존 은행권 자동차 대출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대출 가능 차종은 승용, 승합, 화물차량(2.5톤 미만)이며 중고차 판매업체가 직접 소유한 판매용 차량에 한해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차량 가격 이내 최대 4000만원, 금리는 26일 기준 5.500~8.761%다. 대출기간은 최대 5년이다.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대외기관 연계를 통해 차량 정보와 시세, 중고차 매매상사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대출 신청 절차를 간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자 정보와 판매용 차량으로 등록된 검증된 매물인지 확인한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24일까지 중고차 구매대출을 실행해 중고차를 구매한 고객 중 1명을 추첨해 차량 매매대금을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당첨자가 제출한 매매계약서 상의 차량 구매 금액이며 최대 한도는 3000만원이다(취등록세 제외). 예상 금리와 한도 조회를 완료한 고객 중 1000명을 추첨해 5만원 주유 쿠폰을 증정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고차 구매대출을 시작으로 신차 구매대출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며 "향후 자동차 대출·보험 비교 서비스도 선보임으로써 금융 생활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뱅은 자동차 대환대출 내놔… 연내 구입대출까지 출시 예정


이에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4일 인터넷은행 처음으로 자동차 대환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연내 자동차 구입대출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자동차 대환대출은 카드·캐피탈사에서 자동차 구매를 위해 자동차 할부 대출을 받았고 연 환산소득 2000만원 이상인 국민건강보험 가입 근로소득자 혹은 소득 추정이 가능한 고객이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신차 기준 8000만원, 중고차 기준 5000만원이다.

기존 카드사·캐피탈사 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다면 이를 포함한 대출금액 전액을 대환할 수 있다. 또 자동차등록원부 등 별도 서류제출 없이 케이뱅크 앱에서 비대면으로 대출실행이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26일 신차 대환 기준 5.00~9.35%, 중고차 대환 기준 5.64∼9.09%이며 대출 기간은 신차 할부 대환 기준 최대 10년까지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잇따라 자동차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건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함께 담보가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 4~9월 6개월 연속 늘자 금융당국은 가계 빚 증가세의 주범으로 인터넷은행 주담대를 지목했다. 이에 금융당국 눈치를 본 인터넷은행들이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활로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들은 자동차대출 금리를 카드사·캐피탈사 최저금리보다 낮게 책정하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대출 최저 평균금리는 7.95%(KB국민카드)였다.

일각에선 이미 자동차금융 시장은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이 장악하고 있는 데다 인터넷은행은 1금융권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충족해야 돼 DSR이 50%인 2금융권(카드사·캐피탈사)과 비교해 대출 한도가 더 적게 나올 수 있단 단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 대출의 경우 영업·대리점과 진행하는 프로모션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굳이 인터넷은행 앱에 접속해 자동차대출을 받는 고객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중·저신용자대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 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곱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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