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쓴 약 조제하겠다"... 여성·청년·친윤 품은 '혁신위' 첫 발

손영하 2023. 10. 2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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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쇄신의 중심축인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2명의 위원 인선을 마쳤다.

총선 출마자의 혁신위원 참여가 문제없다는 설명이지만, 향후 공천을 놓고 혁신위가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갈등요인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인 위원장은 인선과정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소장파로 분류되는 윤희숙 전 의원에게 혁신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두 사람 모두 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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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 12명 발표...여성·청년 전진배치
천하람·윤희숙 고사에 "비윤 없다" 지적
인요한 "쓴 약 조제하겠다" 혁신 의지 피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인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쇄신의 중심축인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2명의 위원 인선을 마쳤다. 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청년과 여성층을 대거 발탁했지만 대통령실과 당 주류인 친윤석열계에 쓴소리를 할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제가 쓴소리를 하겠다"며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여성 7명, 청년 6명, 비정치인 6명

26일 공개한 위원 면면을 보면 현역의원으로는 박성중(재선·서초을)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전직 의원에서는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지방 정치인으로는 정선화 전주병 당협위원장, 정해용 전 대구 경제부시장,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함께한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도 포함됐다.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가 참여한다. 2000년생인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생회장 박우진씨도 포함됐다.

인 위원장은 "(인선에 대해 당과) 상의는 드렸습니다만, 결정은 제가 했다"면서 "인선 기준은 여성과 세대교체를 위한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위원 12명 중 여성은 7명, 45세 미만 청년은 6명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비정치인 출신도 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정치인 6명은 서울 3명, 충청 1명, 전북 1명, 대구·경북 1명으로 수도권 중심의 지역안배를 했다.


'핵심' 정치인들은 결국 친윤?

다만 선거 참패 이후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현직 의원 3명 중 박 의원과 김 위원장은 당 주류인 친윤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깝지만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정무수행실장으로 윤석열 당시 후보를 보좌했다. 정 전 부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유일한 현역인 박 의원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사에 "좌편향 언론 매체에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며 당내 강경파로 분류돼 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명단을 봤을 때 국민들이 혁신이라고 느끼실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취재진과 만나 "실제로는 가슴도 따뜻하고 항상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 목소리는 없애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을 포함해 혁신위원 상당수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인 위원장은 '플레이어가 룰을 만드는 것이냐'는 질문에 "플레이어도 그렇고,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혁신위가 공천 방향은 고민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공천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총선 출마자의 혁신위원 참여가 문제없다는 설명이지만, 향후 공천을 놓고 혁신위가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갈등요인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인요한 "꼭 먹어야 할 쓴 약 조제하겠다"

인 위원장은 인선과정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소장파로 분류되는 윤희숙 전 의원에게 혁신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두 사람 모두 고사했다. 위원 구성이 당초 구상한 최적의 라인업은 아니었던 셈이다.

혁신의 성공 여부는 인 위원장의 의지와 연말 완성될 혁신안에 달렸다. 인 위원장은 "꼭 먹어야 할 쓴 약을 조제해 여러분이 아주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혁신위 활동기간은 두 달 뒤인 12월 24일까지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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