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질주… 12개월 연속 ‘月 1조 이상 흑자’ 냈다

김아사 기자 2023. 10.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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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제네시스·친환경차 3각 활약… 3분기 최대 영업익 3조8000억

현대차가 올해 3분기(7~9월) 전년 동기보다 146% 늘어난 3조8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12개월 연속 ‘월 1조원 이상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다.

26일 현대차는 3분기 매출 41조27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8.7%, 146.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급증은 지난해 3분기 ‘세타2엔진 결함’에 따른 리콜 비용(1조3602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던 탓이지만, 이를 제외해도 31%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호실적은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고가(高價) 차량 ‘삼각 편대’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분기 영업 손실을 겪었지만 고급 SUV, 하이브리드 등으로 판매 차종을 과감히 확대했는데 이 선택이 적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로 인해 기업 수익성 평가의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9.3%를 기록하며 테슬라(7.6%)를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10% 초반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럭셔리카 업체 벤츠, BMW에 육박하는 것으로, 과거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로 평가받았던 현대차가 ‘고가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활약

현대차의 가파른 이익 증가는 고가 차량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은 104만5510대로 작년 동기(102만5010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마진이 높은 SUV의 판매 비율이 지난해 50.6%에서 54.7%로 늘었고, 제네시스 비율도 4.9%에서 5.1%로 높아졌다. 특히 빅마켓인 미국에서의 SUV 비율은 기존 66.5%에서 77.4%로 늘었다. 같은 급이라도 SUV가 세단보다 차량 평균 판매 가격이 1000~2000만원 높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도 16만8953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33.3%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가 차량 판매 증가 등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700억원 이익이 발생했다”고 했다.

비용 절감 노력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3분기 매출 원가율(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낮아진 79.4%를 기록했다. 일부 부품 가격이 하락하고 반도체 수급 부족 상황이 해소되며 공장 가동률이 올라간 덕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9조819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반도체 부진을 겪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3개 분기 연속 국내 상장사 영업익 1위도 이어갔다.

그래픽=이지원

◇향후 전기차 둔화 등 부정적 전망도 나와

다만, 4분기를 비롯해 향후 전망을 놓고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데다 이스라엘 전쟁 등 곳곳에 위험 요소가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4분기에는 금리 인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전기차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기차 둔화를 두고 곳곳에서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업계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3분기 영업이익이 17억6400만 달러(2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했다고 밝혔다. GM과 혼다는 26일 전기차 판매 둔화 조짐이 보이자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투자해 공동 개발하기로 한 저가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비율은 지난해 3분기 5.1%에서 올해 6.3%로 높아졌다. 2026년까지 94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비유럽 차량의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법안이 추진되며 빨간불이 켜졌다. 이 경우 현대차가 딜러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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