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판 코미디인가…오페라하우스 공법 원점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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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에 짓는 오페라하우스 전면부 공사가 트위스트 공법으로 도로 회귀했다.
부산시는 어제 브리핑을 통해 "검증했던 3가지 공법 중 리스크 공기 공사비 등을 감안해 트위스트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설계사가 반대하자 부산시는 재공모에 붙여 설계사 안도 시공사 안도 아닌 스마트노드 공법으로 변경했다.
부산시는 공법 논란에 따른 공기 지연과 공사비 급증 책임을 시공사에 반드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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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에 짓는 오페라하우스 전면부 공사가 트위스트 공법으로 도로 회귀했다. 부산시는 어제 브리핑을 통해 “검증했던 3가지 공법 중 리스크 공기 공사비 등을 감안해 트위스트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위스트는 오페라하우스 건립 결정 당시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됐지만, 시공사 반대로 4년 전 포기했던 공법이다. 트위스트 공법으로는 시공이 불가능하다 했던 시공사 말이 무색해졌다. 이런 코미디가 없다.
부산시가 랜드마크 건물 하나도 제대로 못 짓는 수준임을 이번 오페라하우스 사태가 집약하고 있다. 전면부를 진주 품은 조개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트위스트 공법이 결정된 건 2012년이다. 그런데 2018년 5월 공사에 들어간 HJ중공업이 돌연 설계대로 만들기 어렵다며 폴딩 공법으로 바꾸자고 했다. 여기에 설계사가 반대하자 부산시는 재공모에 붙여 설계사 안도 시공사 안도 아닌 스마트노드 공법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면부 설계와 시공 부실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세 가지 공법의 실물 구현성 테스트를 통해 트위스트 공법도 충분히 시공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는 했지만, 이미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한 뒤다.
지난 4년간 부산시는 문제 시정 기회를 최소 두 차례 놓쳤다. 시공사가 공사를 맡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설계 구현을 못 한다고 했을 때 부산시는 책임을 물어야 했다. 설계도를 이미 검토하고 시공에 참여한 회사가 공사를 시작한 다음 이를 못 하겠다고 하는 건 누가 봐도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최적공법 콘테스트’를 다시 실시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희석하고 본질을 회피할 때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새로 결정된 스마트노드 공법 시공 논란이 불거졌을 때라도 철저하게 시비를 가려야 했다. 착공 5년이 지난 건물의 핵심부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검증한다는 게 말이 되나. 백번 양보해 지금까지는 설계와 시공 중 누구 잘못인지 불명확해서 그랬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검증으로 결론이 나온 이상 주요 책임 소재는 분명해졌다. 바로 시공사다. 설사 처음부터 설계가 부실했더라도 보완을 요청해야지 공법 포기나 무단 시공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다.
2018년 개관 목표였던 오페라하우스 공사는 전면부 재설계와 재시공 때문에 2026년에도 완공될지 미지수다. 당초 2500억 원이었던 공사비는 이미 수백억 원 불어났고 앞으로 얼마가 더 늘어날 지 모른다. 공정률 40%인 건물 자체도 하자 투성이임이 몇달 전 부산시 감사에서 드러났다. 부산시는 공법 논란에 따른 공기 지연과 공사비 급증 책임을 시공사에 반드시 물어야 한다. 설계와 감리 부실도 마찬가지다. 자체 감사로는 이미 진실 규명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게 순서다. 그렇지 않으면 부산시가 의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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