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서울 제각각, 수도권 교통정책 단일화 필요하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보다 ‘월등’하다고 자랑하던 경기도의 ‘더 경기패스’ 사업에 난제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전에는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중교통 이용 도민에게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주는 ‘The(더) 경기패스’ 사업을 내년 7월 도입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민이 전국 어디서나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경우,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정책이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대상 ‘K-패스’ 사업과 연계 추진하되, 경기도는 별도로 혜택을 더 준다는 것이다.
경기도보다 앞서 발표한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천원으로 서울 버스와 지하철, 공공자전거 등을 무제한 이용하는 정기 이용권이다. 서울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광역버스나 경기도 시내버스, 마을버스, 수도권 전철 중 신분당선 등은 제외된다.
경기도와 서울시가 서로 경쟁하듯 대중교통정책을 발표했지만 실행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지자체 재정난과 효용성 논란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도는 경기패스 시행을 위해 도와 시·군의 연간 부담 비용을 추계하고 있다. 비용 추산이 완료되면 시·군과 협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비용을 도와 시·군이 감당할 수 있느냐다. 경기도는 올해 경기침체 등으로 2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시·군의 세수 결손도 심각하다. 때문에 각종 기금을 동원하고 지방채를 발행하는 실정이다.
재정난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도와 시·군은 당장 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위한 대규모 재원 투입이 예정돼 있다. ‘경기도형 버스 공공관리제’ 시행을 위해 내년에 도비 600억원과 시·군비 1천400억원을, 2025년에는 시·도비 4천2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어디에서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지 의문이다.
효용성 논란도 크다.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 모두 경기도와 서울시의 인기 정책이 예산 낭비와 이용자 혼선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통 전문가들도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주민들의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선 단일 교통정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경기·인천·서울은 하나의 생활권이다. 경기도와 서울시가 따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효과는 미미하고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수도권 광역단체가 협의를 통해 단일화된 교통정책을 펴야 한다.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들도 인식하고 있는 바다.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3개 시·도 협의체가 있는 만큼 정책 효율화와 주민 편의를 위해 단일 교통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재원 마련 방안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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