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형’ 중국 옆에 ‘2년’/한국마약사범, 어디로 몰리겠나

경기일보 2023. 10.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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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4일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다. 중국이 한국인 죄수를 사형시켰다. 마약 5㎏을 판매용도로 소지한 혐의다. 중국에서 사형 당한 한국인은 이로써 6명이다. 2001년 마약사범 1명, 2004년 살인 1명, 2014년 마약사범 4명이다. 중국에서는 1㎏ 이상의 아편이나 50g 이상의 필로폰·헤로인을 밀수·판매·운수·제조할 경우 사형·무기징역·15년 이상의 형에 처한다. 아편 전쟁 역사가 있는 중국이다. 마약사범 처벌이 세계에서 가장 중하다.

10월20일 국내에서 마약 사범이 적발됐다. 밀수입책, 국내 유통책, 마약 구매자 등 37명이다. 검거 과정에서 마약을 압수했는데 무려 9㎏이다. 앞서 사형 당한 한국인에게서 압수한 양의 두 배 가깝다. 적발된 유통책 8명이 전부 중국인이다. 아직 법원 선고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사형이 선고되지 않을 것만은 틀림 없다. 중국에서는 사형 당할 범죄가 바다 건너 한국에서는 징역 1~2년으로 끝나는 셈이다. 마약 사범이 어디를 택할지 뻔하다.

마약청정국이란 말은 이미 옛말이다. 사회 곳곳에 파고든 마약 실태가 정말로 심각하다. 2018년 마약사범이 1만2천613명이었다. 이게 2022년 1만8천395명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마약사범은 4천351명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은 3천976명이다. 9.4% 늘었다. 마약이 개인 쾌락에 그친다는 것도 옛말이다. 환각 상태의 살인 등 2차 범죄로 횡행한다. 최근 3년간 발생한 2차 범죄만 평균 200건 이상이다. 우리 생활 속에 시한폭탄이다.

형량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많다. 검찰은 처벌 강화를 선언했다. 6월 대검이 발표한 ‘마약 범죄 사건 처리 기준’이 그것이다.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초범부터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특히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는 마약 사범에는 사형까지 구형하기로 했다. 문제는 법원에서 처해지는 최종 형량이다. 2020~2022년 판결 분석 결과가 있다. 실형 선고 비율이 49%, 집행유예 선고 비율이 51%다. 전체 96%는 징역 2년 미만의 형에 그쳤다.

‘처벌 강화가 능사는 아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형량 강화가 그나마 효과적인 범죄 예방의 수단인 것도 사실이다. 재범률 35%의 마약사범이다. 초범이든 재범이든 ‘2년 살면 끝난다’고 믿는다. 이래서야 강제적 억제가 되겠는가. 중국 마약사범의 한국 전이 현상을 생각해도 그렇다. ‘5㎏으로 사형 당하는 중국’ 옆에 ‘9㎏도 집행유예하는 한국’이 있다. 더 참혹한 마약 왕국으로 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마약사범 형량 높여야 한다.

그제는 인기 배우가 잡혔고, 어제는 유명 가수가 잡혔다. 10대 마약사범 검거는 이제 뉴스도 아니다. 법원 형량만 ‘나 홀로’ 느긋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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