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몽골에 나무 심으며 생명·사랑·나눔의 숲 가꿔”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경북 영천 ‘산자연중학교’는 전교생이 43명인 작은 학교다. 국·영·수 과목과 더불어 ‘노작(勞作)’ ‘생태’ 등 환경과 관련한 특별 교과목을 함께 가르친다. 임석환(58)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 텃밭 농사와 하천 녹조 제거 등을 직접 해보며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체득한다”고 했다. 입학생 3명으로 출발했는데, 소문이 나면서 개교 9년 만에 총 네 반으로 규모가 커졌다.
산자연학교 교실은 2016년부터 매년 5월 몽골로 떠나 나무를 심는다. 학생들은 사막화 현장을 직접 찾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현지인들과 나무를 함께 심으며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만들어간다. 올해까지 7년간 5000여 그루를 심었다.
-몽골에 7년간 나무를 심으며 무엇이 달라졌나
“우리 학생들이 숲을 만든 곳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의 아르갈란트 지역이다. 황량한 사막 땅이고, 5월까지 눈 내리는 영하 날씨인 지역이라 나무 생육이 쉽지 않다. 그러나 땅을 한껏 깊게 파서 나무를 심어나가니 주변에도 풀이 자라며 ‘생명의 기운’이 복원되기 시작했다. 위성사진을 보면 숲 주변 땅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학생들 반응은 어떤가
“나무에 대해 별 생각 없던 학생들도 막상 허허벌판에서 식수(植樹)를 해나가는 현장을 경험하면 달라진다. ‘나무 한 그루 길러내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며 손바닥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열심히 한다.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눈뜨게 된다. 우리 학교에선 평소에도 텃밭 농사 체험 등 다양한 환경 관련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해보며 ‘생명의 위대함’을 피부로 배워간다.”
-몽골 숲 조성이 왜 중요한가.
“황사의 발원이 몽골이다. 이곳에 나무를 심으면 한국으로 향하는 미세 먼지가 줄어들고,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예전에는 많은 한국의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몽골에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최근엔 그런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숲 조성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선 안 된다. 이번 환경상 수상이 ‘몽골 숲 지키기’에 보다 많은 분이 참여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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