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스위프트에 흥청망청 美경기침체 막았다…두려운건 그 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3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4.9%로 반전결과를 냈다. 수치적으로 1~2%도 아니고, 규모면에서는 개발도상국도 아닌 세계최강국 미국이 5%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 GDP는 4.9% 증가율을 기록해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1년 반만에 최고치 성장세를 나타냈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사이 미국만 나홀로 성장을 구가한 것이다.
비결은 이른바 '흥청망청'이다. 소비자는 3분기 GDP의 68%를 책임졌다. 정확히 3분의 2를 웃도는 경제를 소비가 책임진 셈이다. 물가를 측정하기 위해 소비자 구매변화를 염두에 두는 연쇄가중법에 따른 물가지수는 3분기에 3.5%나 상승했다. 2분기에는 1.7%였는데 두 배나 뛴 것이다. 다우존스 추정치 2.5%보다 높았다.
폭발적인 소비는 여름 휴가철을 전후로 내내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3년간 눌려있던 여행과 레저의 수요가 마스크 착용 해제와 함께 지난 여름에 한꺼번에 터져나왔다는 분석이다. 고강도 긴축과 경제 둔화 작용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의도와는 상반되게도 미국인들은 지출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소비경향을 증폭시킨 셈이다.
3분기 소비자 지출은 연율 4.0% 증가해 전 분기 0.8% 증가에서 뛰어올랐고,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여름에 미국인들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는 물론이고 바비와 오펜하이머 등 신규 영화대작에 마음껏 돈을 썼다.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전미투어로 1조원을 벌어들였고, 그의 콘서트의 티켓은 암표시장에서 평균 2183달러(약 300만원)에 되팔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텍사스 레인저스 VIP 부스 연간 회원권은 30만 달러(약 4억원)가 넘는다. 미국인들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3분기 GDP를 뜯어보면 개인 소비 지출로 측정한 소비자 지출이 4% 증가해 전체 GDP 증가(4.9%)의 2.7%p를 차지했다. 2분기 소비자 지출 증가율은 0.8%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재고는 재고는 1.3%p를 차지했다. 총 민간 국내 투자는 8.4%, 정부 지출과 투자도 4.6% 증가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미국 담당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애론은 "소비자들은 지난 분기에 흥청망청 쇼핑을 했다"며 "하지만 이 결과는 통화정책 전망을 바꿀 변수는 아니기에 시장에서 과잉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국 국채는 전일대비 약 6bp 하락한 4.8%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GDP 호재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이 1% 넘게 하락세를 기록하고, 다우존스와 S&P 500 지수는 0.3~0.6%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3분기를 보기좋게 성장세로 버텨냈지만 4분기 이후의 전망은 밝지 않다. 3분기 성장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채권시장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나드는 상황은 일단 신용시장을 옥죄고 있다. 벤치마크 금리가 너무 높은 탓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8%로 뛰었다.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금리, 기업 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치솟아 경제를 둔화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도 지난주 연설에서 "우리는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분명히 금융 상황이 긴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는 민생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는 상반기에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모기지 대출은 물론 기타 형태의 대출을 사용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되어 소비자가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방 학자금 대출금 상환이 3년여 만에 재개된다. 게다가 연방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중동 이슬람국가들과의 전쟁에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가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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