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삼성전자·IBM도 주목한 ‘엑시톤’...반도체 연산속도 6배 빨라진다

이병철 기자 2023. 10.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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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실리콘 반도체에서 사용하는 전자를 대신해 정보의 전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술을 개발했다.

밀란 들로르 미국 컬럼비아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7일(현지 시각) "초원자(여러 원자가 뭉쳐 하나의 원자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는 엑시톤을 이용한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6배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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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 발표
전자보다 우수한 정보 전달자, 엑시톤
안정성 문제 해결하기 위해 ‘느린 포논’과 결합
삼성전자·IBM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 엑시톤 주목
지난 달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실리콘 기반 반도체에서 정보 전달에 사용하는 전자를 대신할 새로운 물질을 찾아냈다. 이를 활용하면 연산 속도를 6배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뉴스1

미국 과학자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실리콘 반도체에서 사용하는 전자를 대신해 정보의 전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술을 개발했다.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따라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밀란 들로르 미국 컬럼비아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7일(현지 시각) “초원자(여러 원자가 뭉쳐 하나의 원자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는 엑시톤을 이용한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6배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반도체는 전자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전달한다. 미세한 온도 차이로 전도체와 부전도체를 오가는 실리콘을 사용해 전류의 흐름을 디지털 정보로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자의 특성을 바꾸지 못하는 만큼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로의 밀집도를 올리는 방법 뿐이었다.

최근 반도체 연구자들은 전자를 대신해 더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물질로 엑시톤을 주목하고 있다. 엑시톤은 음전하인 전자와 양전하인 정공이 합쳐져 전기적으로 중성으로 전기장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아 더 빠른 정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엑시톤 입자의 안정성이 크게 낮아 정보가 쉽게 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

반도체 기업들도 엑시톤을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하고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연구진과 함께 지난해 엑시톤 입자의 안정성을 높이는 반도체 구조를 개발했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사라지는 엑시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 반도체기업 IBM도 2018년 엑시톤을 이용하는 나노구조 반도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차세대 기술로 점찍은 상황이다.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엑시톤을 사용하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2차원 초원자 물질인 ‘Re₆Se₈Cl₂′에 주목했다. 이 물질에서 나오는 독특한 포논을 이용해 엑시톤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포논은 모든 물질에서 나오는 준입자 중 하나로, 구성 원자가 진동하면서 만들어진다. 포논은 열과 전기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초원자의 포논과 엑시톤을 결합해 만든 '엑시톤-폴라론'의 이동 개념도(오른쪽). 일반적인 포논보다 느려 엑시톤과 결합해 안정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컬럼비아대

연구진은 Re₆Se₈Cl₂에서 만들어지는 포논을 거북이에 비유했다. 일반적인 포논보다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엑시톤과 결합해 ‘엑시톤-폴라론’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시톤-폴라론은 안정성이 상승하고 정보 처리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

들로르 교수는 “엑시톤-폴라론은 아주 무겁고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이동할 수 있다”며 “실리콘의 전자보다 더 빠르게 정보 처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와 성능 비교를 통해 ‘엑시톤-폴라론’이 6배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류에 의해 제어하는 전류와 달리 빛으로 제어할 수 있어 전력 효율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레논(Re)이 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금속 중 하나인 만큼 실제 상용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엑시톤-폴라론이 만들어지는 다른 초원자 물질을 찾아 상용화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들로르 교수는 “엑시톤-폴라론의 움직임을 쫓을 수 있는 영상 장비를 개발했다”며 “새로운 물질을 찾아 우수한 성능의 반도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소개됐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f2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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