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결=필승" 외쳤지만…비명계 "말보단 실천" 역공

송다영 2023. 10.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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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로 '당내 통합' 행보
비명계 "강성 지지층 방관 안 돼" 이재명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를 열어 내년에 있을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논의 시간을 가졌다. 당무 복귀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통합' 움직임을 이어가는 이 대표이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자신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공격을 이 대표가 방관하고 있다며 '통합'은 말뿐이라고 비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 승리 필승 전략으로 '단결'을 내세웠지만, 강경 지지층 문제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무 복귀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통합'의 움직임을 이어가는 이 대표이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자신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공격을 이 대표가 방관하고 있다며 '통합'은 말뿐이라고 비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와 함께 오찬 겸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홍근·김태년·홍영표·우상호·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광온 의원 등이 참석했다. 내년 총선을 약 반년 앞두고 '친문(문재인)·NY(이낙연)계' 등 중진 의원들과의 자리를 통해 이 대표가 당내 통합 의지를 보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분열은 필패이고 단결은 필승이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며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는데 많은 분이 동의한다"고 '원팀 민주당'을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해야 국가의 퇴행과 우리 국민들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지난 23일 당무 복귀 이후 비명계 의원들을 포용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복귀 당시 그는 "(저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며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당 지도부 차원의 징계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통합을 내세우지만, 친명계 의원들 가결표가 '해당행위'라는 당원들의 의견에 따라 징계가 가능하다며 비명계 대립각을 유지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체포동의안 가결이란) 해당행위를 해놓고도 '이걸 징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게 있는 것"이라며 징계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후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착한 경찰', 정 최고위원이 '나쁜 경찰'로 역할을 분담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한 친명계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끌어안으며 통합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당원들과 동료 의원들이 분노해야 했던 가결표 사태에 대해,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처벌은 온전히 당원들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통합 행보와 달리 강성 지지자들을 비명계 의원들의 처벌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수박 풍선을 준비하는 강성 지지자들 모습. /박숙현 기자

이 대표의 통합 행보와 달리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의 처벌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수박과 비명계 의원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에 '민주당 내의 검찰독재 윤석열의 (수박)당도5 토착왜구 잔당들'이라는 비방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비명계 의원 지역 사무소에 게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말로는' 통합을 외치지만, 자신들을 공격하는 강성 지지층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계파 갈등 봉합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강성 지지층과의 거리두기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게 비명계의 요구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원욱 의원 지역구에 현수막을 걸어서 '나한테 단 한 발의 총알이 남아 있다면 왜놈보다는 이런 매국노를 먼저 처단할 것이다'(하고), 윤영찬 의원한테는 '윤석열에 부역했다' 현수막을 걸었는데 그냥 가만히 놔둔다"며 "저는 이런 행위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냐"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가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하며 통합의 메시지를 냈다. 환영한다.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말에 그친다면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대해 정확한 선을 그을 것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자들에 대한 조치와 관련한 의견을 명확히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비명계가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의 결별'이 필요하다고 연이어 주장하면서, 이 대표가 관련해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전·현직 원내 간담회에서도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의원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이 대표가 홍영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앞선 전·현직 원내 간담회에서도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의원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실천이 잇따르지 않으면 이 대표가 말한 '당내 통합'에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성 발언으로 보인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근본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이 이 정도로 썩고 망가졌는지 한숨이 절로 난다"며 "이 대표는 수수방관하고 있을 겁니까, 아니면 즐기고 있는 겁니까"라며 당내 통합을 위해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공격 행위를 자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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