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형이 아픕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 형이 웃으며 말할 때가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 중 하나가 현재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를로스 빌라르도 감독이다. 그의 많은 업적 중 하나만 설명해도, 그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이다. 빌라르도 감독은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우승을 차지했다. 1980년대 아르헨티나 축구 황금기를 만든 지도자다. 또 '세기의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를 월드컵이라는 큰 세상에 공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지금 아프다. 스페인의 '마르카'에 따르면 올해 85세의 빌라르도 감독은 하킴 중후군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병의 대표적인 증상이 기억력 장애다. 잘 알려진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르도 감독은 현재 열심히 치료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는 빌라르도 감독의 동생인 호르헤 빌라르도. 그는 의사다. 형의 상태를 바로 옆에서 체크하며 치료를 하고 있다. 호르헤가 현재 형의 상태를 설명했다.
"형은 매우 잘 지내고 있다.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목욕도 한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형과 대화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카를로스 날씨가 덥지?'라고 물으면 '응'이라고 말한 뒤 대화를 끊는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빌라르도 감독이 '스스로' 말을 할 때가 있다고 한다. 그것도 환하게 웃으면서. 그의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일까.
호르헤는 형에게 최고의 약은 '리오넬 메시'라고 설명했다. 무슨 말일까. 빌라르도 감독이 말을 하고,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메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병을 치유하는데 메시가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호르헤는 이렇게 설명했다.
"메시가 골을 넣을 때마다 형은 반응을 보인다. 메시가 골을 넣으면 형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한다."
메시가 골을 넣을 때마다 빌라르도 감독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긴 말은 아니다. 짧지만 굵은 한마디. 이 한마디가 빌라르도 감독 가족에게는 기쁨이다. 병을 낫게 해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스로 하는 유일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제기랄, 메시는 정말 잘해."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빌라르도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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