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 간판 코다 “혈전증 극복 힘들었지만…매 대회 우승 위해 뛴다”[주목 이선수]

주미희 2023. 10.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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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테니스·언니 골프 등 ‘온 가족 스포츠 DNA’
2021년 도쿄올림픽 金·LPGA투어 4승·세계랭킹 1위
지난해 갑작스런 혈전증 겪어…4개월간 필드 떠나
나이키와 500만달러 계약 맺었지만 ‘오락가락’ 시즌
“모든 게 불확실했던 작년…1년 만의 우승 정말 기뻤다”
4년 만의 한국 방문…“한국 사랑해”
넬리 코다(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약해지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8승(메이저 1승)을 거둔 넬리 코다(25·미국)의 아버지 페트르 코다는 아픈 딸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넬리 코다는 현재 여자골프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다. 처음에는 유명한 스포츠 가족 중 일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아버지인 페트르 코다는 1998년 호주오픈 단식에서 우승한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였고, 어머니 레지나 역시 1988 서울올림픽에 체코 대표로 출전한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언니인 제시카는 L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했고, 남동생 서배스천은 부모의 뒤를 이어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는 신성이다.

코다는 아버지 페트르가 테니스에서 기록한 세계 2위를 넘어 가족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1위를 달성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때는 2021년으로 코다는 당시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4승을 거뒀고,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커리어를 달성했다.

코다의 장점은 멀리 똑바로 때리는 장타력이다. 2021년 드라이브 샷 275야드(7위)를 보내면서 정확도도 76.16%(44위)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코다와 함께 경기한 한 선수는 “대학생과 유치원생이 경기한 것 같았다”며 코다의 비거리에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코다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2월 팔이 부어올라 응급실에 갔더니 혈전증 진단을 받았고 4달가량 필드를 떠났다. 혈전증은 혈관 안의 피가 굳어 큰 덩어리가 생겨서 혈관이 막히는 증상으로, 피의 흐름이 멎기 때문에 갖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코다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재활하느라 힘든 나날을 보냈다. 11월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한 뒤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지난 20일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만난 코다는 “혈전증은 단순 부상이 아니라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기 때문에 골프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코다는 “4개월 동안 쉰다는 게 쉽지 않았다.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도 불확실했고 복귀했을 때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2021년에 워낙 좋은 시즌을 보냈고 스스로, 주위에서도 거는 기대가 많았는데 2022년에 쉬어야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답답하고 실망스러웠다. 복귀 후에 기복 있는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기다리던 우승을 해서 정말 기뻤다”고 회상했다.

코다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여자 선수 역대 최고 금액으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계약을 맺었다. 연간 500만 달러(약 67억7000만원)가 넘는 큰 금액이다. 그러나 올 시즌도 코다를 괴롭힌 건 허리 부상이었다. 초반 7개 대회에서는 6위 안에만 6차례나 들며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지만 허리 부상 때문에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컷 탈락한 뒤 한 달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휴식을 취해야 했다. 6월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으로 복귀했지만 결과는 컷 탈락이었고, 이후 6개 대회에서 톱10에 든 건 한 차례뿐이었다.

1위였던 세계랭킹은 어느새 6위까지 떨어졌지만, 코다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매 대회 우승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굳게 말했다. 강한 승리욕과 경쟁심 때문에 ‘사자’라고 불리는 코다는 “버디를 만들고 또 만드는 게 나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코다는 4년 만에 방문한 한국도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코다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나가는 걸 자제했는데 이제는 여행금지조치가 풀렸다. 그런 상황에서는 한국만큼 오기 좋은 곳이 없다”며 “한국 팬들은 워낙 열정적이고 골프를 사랑하기 때문에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다. 한국 음식과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한국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로 건너간 코다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 출전했다. 올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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