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무죄...대법원" 명예훼손 아니다"

[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학문적 의견 표현을 명예훼손으로 인정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파장이 예상됩니다.

홍민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를 출간해 사회적 논란을 촉발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향해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에 매춘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일제에 의한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주장해 각계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2015년 11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교수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저서 속 기술 내용이 가치 판단을 따져야 할 문제라며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 겁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35개 표현 가운데 11개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거라며 벌금 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강제 연행이 위안부에게 행해진 적이 없다거나 위안부는 근본적으로 매춘의 틀 안에 있던 여성이란 부분 등을 명예 훼손으로 봤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 같은 2심 판단을 뒤집고 박 교수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학문적 연구를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판단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체 맥락을 봐도 박 교수가 일본군에 의한 강제 연행을 부인하거나,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매춘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관련 표현을 쓴 거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학문적 표현에 관한 평가는 형사처벌보다 공개적 토론과 비판 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기소 8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박 교수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박유하 / '제국의 위안부' 저자 : 먼저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신 판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시도한 것은 양극단을 비판하고 양극단의 생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검토해보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책을 정확히 읽어 주시면 너무나 명료한 사실이고….]

다만, 학문적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놓고 시민사회 진영의 반발 등 파장도 예상됩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촬영기자;최성훈

영상편집;안홍현

그래픽;이원희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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