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의 귀환[동물학 개론/한태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빈대가 돌아왔다.
올해 들어 프랑스 파리와 영국을 들썩이게 한 빈대가 이달 들어 인천, 대구, 경기 부천에 출몰해 경계심을 키웠다.
사실 수십 년 전만 해도 빈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해충이었다.
조선 말기 학자인 황현은 '매천야록(梅泉野錄)'에서 1895년인 고종 32년 9월에 한양에 빈대가 비 오듯 쏟아졌다고 적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빈대는 해외에서 유입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2016년 부산의 한 호텔과 해외여행객의 옷과 가방, 해외직구 택배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번식됐다면 매년 피해 사례가 곳곳에서 보고됐을 테지만 아직 이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참다 못해 집에 불을 지를 정도로 빈대는 사람에게 고통스럽고 끈질긴 해충이다. 빈대는 평생 흡혈하며 살아가는데 이, 모기, 벼룩에 비해 덩치가 훨씬 커 물린 자리가 무척 가렵다. 암컷은 평생 약 200개의 알을 낳는데, 성충이 무려 9∼18개월을 살 정도로 수명이 긴 편이다. 방제도 쉽지 않다. 이들은 낮에는 옷장, 침대 밑, 침실의 벽 틈이나 벽지 틈에 철저히 숨어 있다가, 밤이 오면 사람에게 몰래 접근해 자기 몸무게의 2∼6배의 피를 빨고 다시 숨어버린다. 은신했다가 흡혈하고 다시 은신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을 쓰는 셈이다.
다만 이번에 국내에서 빈대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방역을 잘한다면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약제에 내성을 지닌 빈대가 유입된다면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최근 빈대 급증 이유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점을 꼽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교류가 늘면서 외래 해충 유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공항과 항구에서 모든 짐을 육안으로 직접 살펴보는 것 말고는 빈대를 찾을 수 있는 검역 시스템이 없다. 빈대가 유입되거나 숨어 있을 만한 곳에 대한 사전 예찰과 방역을 계속하면서 해충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빈대와의 싸움을 항상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한태만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업실적 8개월 만에 최악…코스피 2300붕괴·환율 10.3원 급등
- 尹 “‘박정희 혜안’ 공부해, 대한민국 재도약 해야”…보수 결집 움직임
- 김병민 “尹 대통령 변화 의지 강해, 바닥 딛고 올라오던 대선 때 같아”[중립기어 라이브]
- “공천 기초 잘 다져야”…인요한 혁신위, 12명 중 여성 7명
- 당신의 혈압은 안전한가요
- “배신자는 안돼!”…소신파가 사라지는 이유[윤다빈의 세계 속 K정치]
- 임태희 “김승희 前비서관 딸 ‘강제전학’ 조치, 현재로서는 어려워”
- “이스라엘 지상군, 밤새 비교적 대규모로 가자 급습”
- 美 국채금리 탓에…증시-채권-외환시장 출렁 “고금리 뉴노멀 공포 확산”
- 남현희 “전청조 성전환 알고 만나…임신 테스트 두줄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