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호의플랫폼정부] 때론 정책창도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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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의 낮은 실업률, 양호한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민이 왜 바이든 대통령을 싫어할까?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요약하면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거시적 경제 상황이 개인이 바라보는 현실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라고 지시만 하면 부처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성과를 낼 거로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자칫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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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위해선 국민 공감 리더십 보여야
우리 경우도 다르지 않다.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상승했으나 청년층(15∼29세)의 경우 오히려 8만9000명이 줄면서 11개월 연속 하락하는 추세이다. 인구 증감이 연령대별 취업자 수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정부의 분석이다. 그런 원인 분석을 넘어 데이터로부터 제대로 된 의미, 즉 문제를 발견하고 정책적 의미를 뽑아내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세대를 품어야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고 연일 주장하는데 정작 그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며, 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그동안 보여준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는 희망적이다. 국제무대에서 자유와 인권이라는 가치연대를 통한 동맹의 강화는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 나라가 돌아가는 것은 외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내부에서 받쳐주니 밖에 나가서 힘차게 일할 수 있다. 현 정부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국내 정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전사처럼 싸울 필요는 없다. 때론 대통령이 노련한 정책창도가(policy entrepreneur)가 되어 거친 정책 과정을 매끄럽게 이끌어 가는 방향타와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국회와 이해관계집단과 정부도 무관심할 수 없고 협력하며 전력 질주할 수 있다. 대통령학자인 뉴스타트(Richard Neustadt)가 오래전 갈파한 대로 대통령의 권력은 지위가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에서 비롯됨을 되새겨 보자.
경제문제는 경제부총리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나 국민이 한숨 쉬며 걱정하는 그것들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함께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의 국내 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살피자. 큰 틀을 바꾸는 개혁적 과제가 성공하려면 먼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이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이 지금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살펴야 한다. 공감해야 설득도 할 수 있다. 공자가 나라의 무너진 도덕을 살리려면 백성의 먹고사는 일부터 챙기라고 했듯이, 빌 클린턴 대통령이 ‘문제는 경제’라고 외쳤듯이, 윤석열 대통령도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의 기세로 정책창도가가 되어 경제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때이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라고 지시만 하면 부처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성과를 낼 거로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자칫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사령관으로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던 아이젠하워가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말을 듣고 트루먼 대통령이 툭 내뱉은 첫마디는 ‘불쌍한 아이크(Poor Ike)’라고 알려져 있다. 정부를 운영하는 것은 명령만 내리면 즉각 실행되었던 군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트루먼은 직감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상황이 달라지면 리더십도 변해야 하며 시험에 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살 수 있는 길이다.
오철호 숭실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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