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鐵 타고 강남의 큰 병원 갑니다
[편집자 레터] 미국은 왜 뒤늦게 고속철도 바람이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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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런던 시장 시절 “프랑스인 25만명이 런던에 살고, 나는 지구상에서 6번째로 큰 프랑스 도시의 시장”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런던에 몰려오는 프랑스인이 많다고 우쭐거린 겁니다. 유럽 본토식 규제와 세금에 신물이 난 프랑스 부호들이 보다 자유로운 런던에 와서 삽니다.
그런데 ‘런던의 프랑스인’은 파리를 즐기는 생활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고속 열차인 유로스타 덕분이죠. 2시간 30분이면 두 도시의 도심 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주중에 런던에서 일하고 주말에 파리에 와서 파티를 즐기고 돌아가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고속철도가 삶의 패턴을 바꿨다고 볼 수 있겠죠.
한국에서도 고속철도가 바꾼 풍경이 한둘이 아닙니다. 요즘 부쩍 관심을 받은 의료 서비스의 서울 집중은 2016년 SRT 개통 이후 가속화됐습니다. 강남으로 들어가는 SRT 수서역에 내리면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오가는 셔틀 버스가 수시로 다닙니다. 서울아산병원도 가깝죠. 지방에서 두어 시간이면 서울 강남의 매머드급 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방 의료 기관이 외면받는 부작용도 있지만 고속철도가 지방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권을 향상시킨 건 분명합니다.
고속철도는 빠르다는 것뿐 아니라 시내끼리 바로 연결한다는 게 커다란 장점입니다. 그래서 자동차·항공기로도 충분하다던 미국에서도 늦바람이 들어 고속철도 건설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유로스타를 빼면 고속철도가 없는 영국도 런던-버밍엄 구간에 고속철도를 까는 공사를 하는 중이죠.
요즘엔 동유럽, 북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여러 나라가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의미죠.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됩니다. 이걸 노려 중국이 개발도상국 고속철도 시장을 선점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상당한 고속철도 노하우를 쌓았으니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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