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새 하원의장에 존슨…친트럼프계 강경 보수

김유진 기자 2023. 10. 2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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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내분에 후보 세 명 낙마
23일 만에 매카시 공석 채워
예산안 조속 처리 여부 관심
미국 신임 하원의장으로 25일(현지시간) 선출된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공화)이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신임 하원의장에 ‘친트럼프’ 강경 보수 인사인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선출됐다. 이로써 초유의 의장 해임 이후 3주 넘게 계속된 의회 마비 사태는 해소됐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내 극심한 분열로 인해 세 명의 의장 후보가 잇따라 낙마하는 등 난맥상이 뚜렷해지면서 예산안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존슨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혈 지지층인 공화당 내 극우 ‘마가(MAGA)’ 진영 출신의 첫 하원의장이다. 임신중지, 우크라이나 지원 등 주요 현안에서 극단적 입장을 취해온 존슨 의장과 민주당 간 대립 구도도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진행된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존슨 의장은 재석 의원(429표)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전원으로부터 220표를 얻어 과반을 획득했다. 이로써 지난 3일 미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 의장의 사퇴 이후 23일간 공석으로 남아 있던 하원의장 자리가 채워졌다.

친트럼프 강경파인 존슨 의장은 헌법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시도 등 중요한 고비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변호했다. 사회적으로도 매우 보수적이다. “수십년 만에 문화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의원이 의장에 올랐다”(폴리티코)는 평가가 나온다. 4선 의원으로 공화당 최대 모임 연구위원장, 하원 의원총회 부의장 등을 지내기는 했지만 지도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의원” “(선수가 낮은) 수십년 만의 주니어 의원”으로 거론되는 등 정치적 중량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전임 후보들이) 연이어 낙마하지 않았다면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존슨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중동에서 우리의 위대한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며 이스라엘 지원 문제를 첫 번째 안건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원은 이날 찬성 412, 반대 10으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존슨 의장은 그다음으로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는 “고장 난 국경” 문제를 다루겠다고 공언했다.

존슨 의장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은 예산안 처리다. 임시예산안이 만료되는 내달 17일 전에 예산안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맞는다. 의회가 정상화되자마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추가 예산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백악관이 의회에 송부한 약 56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재난 대응 관련 예산(235억달러)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국가 안보 필요에 대응하고 22일 내로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며 “중요한 현안에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가능한 한 접점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안이 원활하게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존슨 의장의 선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슨 의장의 당선이 확정되자 “그는 환상적인 신사”라며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신랄하게 비판했다. 피트 아길라 민주당 의원은 하원의장 선출 과정이 “누가 트럼프를 만족시켜줄지”를 놓고 경쟁하는 꼴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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