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32살' 손흥민, 토트넘과 '2026년 재계약' 안 서두른다... "케인처럼 빅클럽 갈 수도"
영국 '디 애슬레틱'은 26일(한국시간)은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오는 2025년 여름에 만료된다. 1년 연장 옵션이 있는 토트넘이 적절한 시기에 이를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앞으로 체결할 가장 큰 계약 중 하나는 손흥민과 계약 연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계약이 1년 남았던 지난 2021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을 3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2025년 계약이 만료된다. 1년 더 연장할 경우 2026년까지 토트넘에서 뛰게 되는 것이다.
계약 연장설 나오는 배경에는 최근 손흥민의 활약과 관련이 깊다. '역대급' 시즌 초반을 보내는 손흥민은 리그 7골을 터트리며 엘링 홀란드(9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린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 하지 않고 곧 떠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3일 글로벌 매체 ‘포포투’는 지난 9월 터진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와 이적설을 재조명하며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의 상징과 같지만 조만간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곧 32세에 접어든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토트넘은 적절한 가격의 오퍼가 오면 토트넘 최고 스타를 다른 팀에 팔수도 있다”며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에 팔며 스쿼드 전체를 재건한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전했다.
새 지휘봉을 잡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포지션을 측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득점포가 폭발하고 있다. 4라운드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6라운드 북런던더비 아스널 원정에서 멀티골, 7라운드 리버풀전에서 골을 터트렸다. 직전 풀럼전에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시즌 공격포인트가 8개(7골1도움)에 이른다. 지난 2021~2022시즌 EPL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2년 만의 득점왕 등극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는 평이다.
풀럼전 후 손흥민은 "나는 단지 월요일 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미소짓길 원했다.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전반전에 우리팀이 아마 3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어느덧 9시즌을 뛰고 있다. 총 382경기에 출전해 152골을 터트렸다. 토트넘 역대 득점 1위 케인(273골)과 2위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클리프 존스(159골)에 이어 역대 득점 6위에 올라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세운 가장 큰 업적은 2021~2022시즌 득점왕 등극이다. 당시 리그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안와골절과 스포츠 탈장 등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서도 10골을 올리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올해도 특별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첫 번째 주장이 된 것. 오랜 시간 주장을 맡아온 위고 요리스가 전력 외로 분류됐고 부주장이었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부주장이었던 다이어가 주장 완장을 차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부주장은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과 주축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였다.
완장이 주는 무게감 때문일까? '주장 1년 차' 손흥민은 더욱 높이 날고 있다. 초반 활약에 힘입어 EPL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6년 9월, 2017년 4월, 2020년 10월에 이어 통산 4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이주의 팀(베스트11)'에도 벌써 세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4라운드 번리전, 6라운드 아스널, 9라운드 풀럼전까지 이주의 팀에 선정되며 꾸준한 활약을 자랑하고 있다.
이주의 팀(9라운드)의 전방 스리톱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올린 왓킨스(아스톤 빌라), 크리스 우드(노팅엄)가 뽑혔다. 2선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토트넘), 더글라스 루이스(아스톤 빌라), 제이콥 머피(뉴캐슬)가 선정됐다. 백스리엔 애즈리 콘사(아스톤 빌라), 존 스톤스(맨시티),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가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자리는 닉 포프(뉴캐슬)가 차지했다.
이주의 팀을 뽑은 엘런 시어러는 "풀럼전에서 골을 넣은 손흥민이 벌써 시즌 7호골을 기록했다"며 "이번 시즌 주장 역할을 즐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최근 "케인이 토트넘을 나간 뒤 손흥민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새 주연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 손흥민도 부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두 선수는 EPL 역사상 가장 많은 합작골을 만든 듀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전과는 다른 새 역할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토트넘의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부진에 빠진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자 정신적, 육체적 모두 나아졌다"며 "손흥민은 계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31세에 접어들었지만 팀에서 좀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스카이 스포츠'는 올 시즌 손흥민의 페널티박스 내 터치 횟수를 공개했다. 지난 8시즌에 비해 박스 내 터치 수가 훨씬 많아진 점이 눈에 띈다. 케인과 함께 뛰었던 지난 3시즌엔 8~9%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엔 2배 가량이 뛰었다.
매체는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케인)가 떠난 뒤 팀이 나아졌다고 말하는 건 아직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계속 득점을 하고 이타적 플레이가 가능한 손흥민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린다"고 전했다.
토트넘 동료들도 '주장' 손흥민을 향한 신뢰가 두텁다. 특히 올 시즌 손흥민과 함께 주장단에 선임된 '부주장' 매디슨은 "쏘니(손흥민)는 훌륭한 선수다. 몇 시간 동안 함께 앉아서 수다를 떨고 또 떨어도 괜찮을 정도다. 늘 반갑고 기분 좋은 사람"라고 칭찬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모든 선수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역할을 맡았는데 훌륭하게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디슨은 "손흥민이 얼굴에 미소가 생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알다시피 그는 천성적으로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손흥민을 볼 때마다 꼭 안아주고 싶다. 운 좋게도 이제 거의 매일 그렇게 할 수가 있다. 나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많은 팬이 손흥민을 안아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의 상징과도 같다. 토트넘이 지난달 공개한 창단 141주년 기념 포스터 한 가운데에 손흥민이 자리 잡았다. 토트넘을 빛낸 역대 20여 명의 선수 중 손흥민이 가장 큰 모습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이 현재 토트넘에 갖는 입지와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손흥민은 리그 8호골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2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셀허스트 파크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2023~2024시즌 EPL 1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이 골 폭풍을 이어갈지 관심이 높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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