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악재 만난 기시다…'20대 여성과 불륜' 자민당 의원, 공직 사임

야마다 다로 참의원/사진=뉴스1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이 20대 여성과의 불륜으로 차관급 직책을 내려놓게 됐다. 개각 한 달여 만에 불미스러운 일로 정무3역(대신·부대신·정무관)이 사퇴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2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다 다로 참의원(상원) 의원은 전날 문부과학 겸 부흥 담당 정무관 직책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일본 주간지 분슌이 야마다 의원의 불륜설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야마다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아내 이외의 여성과 남녀 사이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지자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도에 성행위 대가로 현금을 지불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야마다 의원은 2021년 디지털 겸 내각부 정무관으로 취임했다. 당내 소속 파벌이 없지만, 올해 9월 개각에서 문부과학 정무관에 오르며 기시다 총리의 신임을 받아왔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어린이 가정청 창설에 깊이 관여했으며 저출생 대책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들은 야마다 의원의 사임이 기시다 정권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통신은 "9월 개각 후 정무3역 사퇴는 처음"이라며 "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 수준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뼈아픈 일"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AFPBBNews=뉴스1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출범 후 최저치를 찍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4~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9%로, 직전 조사(9월) 보다 8%포인트나 급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13~15일)에서도 지지율 34%로 내각 발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진행된 보궐선거에서는 자민당이 1곳에서 패배해 기존 의석 2개 가운데 1개를 잃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는)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은 기시다 총리가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치러졌다"며 "임시국회에서 여야 논쟁을 앞둔 기시다 총리에게 타격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마다 의원의 사직서를 신속히 수리해 이번 사태가 내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야마다 의원 후임으로는 후생노동 정무관과 내각부 정무관 등을 지낸 혼다 아키코 자민당 참의원 의원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매우 유감스럽다"며 "임명 책임이 나 자신에게 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앞장서서 긴장감을 갖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