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작전 시기 결정했다”... 가자지구 지상전 임박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본격 진입 시점을 놓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현지 시각) “작전 시기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를 뿌리 뽑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작전 개시 일정이) 전시 내각과 군 참모부와의 만장일치 합의에 따라 결정됐다”며 “다만 우리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언제, 어떻게, 얼마나 많은 병력이 투입될지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마스 대원은 그 어느 곳에 있든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학살의 가해자들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고, (지상전 개시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400여 명의 민간인을 학살·납치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하마스를 완전히 격멸하는 것을 전쟁의 1차 목표로 삼고, 하마스의 본거지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동의 친(親)팔레스타인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도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와 함께 중동 지역 확전의 우려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지상전 자제를 종용해왔다. 국제적 압력에 직면한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일정을 계속 미뤄온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이스라엘이 ‘최소한 이번 주 후반까지는 지상전 개시를 늦춰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에 추가 방공망을 설치하고, 외국인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지상전 연기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No)”라고 답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지상전 개시 시점을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에 사실상 개입한 것으로 여겨져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 발생 등에 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본격적 지상전을 앞두고 가자지구 내 소규모 지상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 인질 구출과 하마스의 지휘 체계 파괴를 위해서다. 이스라엘군은 26일 “가자 북부에 탱크와 보병을 투입, 다수의 테러 분자와 시설을 파괴했다”며 “임무를 마친 부대는 무사히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14일과 23일에도 탱크와 보병을 가자지구 내에 투입, ‘제한적 급습 작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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