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6%…연간 전망치 1.4% 달성은 “글쎄”
수출·민간소비 부진 완화에도
국제유가·중동 사태 등 ‘불안’
한은 “4분기에 0.7% 기록해야”
수출과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가 지난 3분기 0.6% 성장했다.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국제유가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1.4%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심리 약화로 10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4분기 경제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 0.6%와 동일한 수준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수출이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0.3% 역성장을 보인 뒤, 올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을 지출항목별로 나눠보면 우선 민간소비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늘었다. 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의 부진으로 2.7% 감소했다.
한은은 이날 4분기에 분기 성장률이 0.7% 정도를 기록하면 연간 1.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가 정부 전망 궤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1.4%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무엇보다 경제 주체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전 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지난 2월 69를 찍은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소비심리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내려 비관적 응답이 더 많았다. 3.3%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올라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부담되는 요소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37억4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 기간(4억88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 가뜩이나 달러 강세에 맥을 추지 못하는 원화의 절하폭이 커질 수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일단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 수출 부진을 완화하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와 미국 고금리가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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