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자마자 박정희 추도식에…‘변화 다짐’ 무색
윤 대통령, 중동 순방 이후 첫 일정
현직 대통령이 추도식 참석은 최초
보선 뒤 총선 앞두고 ‘보수층 구애’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취임식 이후 1년7개월 만에 대면해 손을 맞잡았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 보수 결집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차분한 변화’ 다짐 이후에도 보수 내부 통합 신호만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 2시간여 만에 귀국 첫 일정으로 추도식장을 찾았다. 1980년부터 열린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다”면서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셨다”고 했다. 유족인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향해서는 “자녀로서 그동안 겪으신 슬픔에 대하여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도식에는 고인의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윤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1년7개월 만의 만남으로,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을 포함하면 세 번째 만남이다. 유족 대표로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와 저, 여러분의 꿈은) 국민이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라며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식 식순을 마친 뒤 단둘이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는 야당 주도 ‘정치적 집회’로 판단해 불참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에는 응하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제1야당 대표와의 회담은 전무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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