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녹색당 총선 때만 ‘합당’...당명도 바꿨다가 선거 끝나고 분당

김상윤 기자 2023. 10. 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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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꾸리기로 했다. 총선 기간 한시적으로 합당했다가 총선을 마치고 다시 갈라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83% 득표에 그치며 위기론이 떠오르자 타 군소 정당과의 선거 연대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6일 회의에서 “정의당과 녹색당은 한국 정치사의 첫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해 총선에 대응코자 한다”며 “연합정당 실험은 총선 이후 의회 내 공동 협력 기구와 두 당 간의 수준 높은 연대·연합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한 정의당과 녹색당을 단순히 합치는 것을 넘어 기후 정치를 바라는 모든 세력을 모아내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현정 부대표는 “선거 연대 논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지만, 기후 운동과 진보 정치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기존 야권 연대는 각자 당을 그대로 두고 같은 선거구 내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식이었다. 정의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녹색당과 합당해 이름을 바꿔 달고, 총선을 위한 당 강령도 함께 정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당명으로는 ‘녹색정의당’ 등도 거론된다. 강령에는 기후 위기와 친환경 의제 등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양당이 모두 원내에 진입할 경우 의원들이 마치 공동 교섭단체처럼 긴밀한 연합체로 함께 활동하는 방안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오는 12월쯤 당원 총투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할 전망이다.

정의당은 진보당과의 선거 연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기후 위기와 불평등,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자 하는 세력과 총선에서 연대하자는 것이 집행부의 뜻”이라며 “일차적으로 녹색당과의 연합을 마친 뒤 진보당과의 연대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정의당 내에선 녹색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당내 모임 ‘세번째권력’에 속한 류호정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총선 이후 각자의 당으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는 정의당의 혁신이라 부를 수 없다”며 “제3 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해야 한다.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과 대화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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