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합·전권’ 의심 받는 인요한 혁신위, 이래서 할 말 하겠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26일 혁신위원 12명을 인선했다. 정치인으로는 재선 박성중 의원과 당협위원장 3명(김경진·오신환·정성화)·이소희 세종시의원이 합류했고, 그 외 정해용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외부 전문가 6명이 선임됐다. 혁신위는 과반수인 7명이 여성이고, 23세 대학생을 비롯해 10명이 1970년 이후 출생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과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던 비주류는 없었다. ‘통합형’으로 하겠다던 인요한 위원장 발언은 공염불이 됐다.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맡았고, 대선 당시 김경진 전 의원(대외협력특보)과 오신환 전 의원(선대위 정무수행실장)은 윤석열 후보를 보좌했다. 대통령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극복하는 것은 혁신위의 당면 과제다. 그 쇄신을 주도해야 할 혁신위 구성부터 ‘윤심’의 자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해서 여당이 할 말을 하고, ‘용산 출장소’란 오명을 떨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비윤계 불참은 혁신위의 자업자득이다. 개혁 청사진과 신뢰, 동참할 명분을 주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비주류 윤희숙 전 의원은 “혁신위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김기현 체제 시간끌기용 혁신위”라며 인 위원장 제안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러한 불신과 우려는 다음주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 출범을 시사한 당 지도부가 키운 측면도 크다. 혁신위의 본격 활동과 첫 권고안 제시도 전에 정치·공천 혁신 동력을 분산·제약할 수 있는 김 대표 직할조직이 동시 가동되는 것이다.
이런 인적 구성과 출범 상황이라면 “전권을 주겠다”는 김기현 대표, “공천·당무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말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인 위원장부터 ‘공천 룰’에 대해 “솔직히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뭘 어떻게 주도할지 구체적인 그림이 서 있지 않다는 뜻이다. ‘말로만, 무늬만 전권’을 쥔 혁신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지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혁신위는 좌고우면 없이 강력한 쇄신책을 내놓고, 지도부는 혁신위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독립성을 잃은 혁신위는 들러리에 불과하다. 혁신위는 ‘윤심만 보는 식물정당’이란 국민 질타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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