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인류 최초 금속형 소행성 탐사

KBS 지역국 2023. 10. 26. 20: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대전] [앵커]

어려운 과학기사를 쉽게 풀어보는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순섭니다.

'지구'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은지 님과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 기사 가져오셨습니까?

[답변]

지난 13일, NASA가 금속으로 된 소행성 '프시케'를 탐사할 우주탐사선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암석이나 얼음이 아닌 금속으로 이뤄진 천체를 탐사하는 것은 이번이 인류 최초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아직은 미지의 영역에 가까운 소행성의 과학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앵커]

인류 최초의 금속형 소행성 탐사, 이게 어떤 의미인 건가요?

[답변]

먼저, 소행성은 천체를 이루고 있는 성분을 기준으로 탄소형, 암석형, 금속형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이중 금속형 소행성은 전체 소행성 중 겨우 8%에 불과한 데다가, 지구 공전궤도 근처를 도는 근지구 소행성 대부분이 탄소형, 암석형이기 때문에 그동안 연구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번 탐사가 그 첫발을 디딘 거고요.

두 번째로, 금속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지구의 핵과 유사한 성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지구는 크게 지각, 맨틀, 핵 이렇게 세 구조로 구분되는데 지구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핵은 철과 니켈 등으로 이루어진 금속 성분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의 온도는 태양의 표면 온도인 6천 도에 이르고, 압력 역시 지상보다 약 360만 배 정도 높아서 절대 가볼 수 없는 곳인데요.

실제 인류가 가장 깊게 땅을 판 기록은 겨우 12km 남짓입니다.

지구를 사과에 비유하면 핵은 사과의 가운데에 위치한 씨인데 인류는 사과 껍질에 작은 흠집만 낸 수준인 거죠.

금속형 소행성인 프시케를 탐사하면, 사과의 씨에 해당하는 지구의 핵을 직접 조사하는 것과 다름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소행성 탐사에 지구 핵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가 있다는 의미인데, 소행성은 어디에 많이 분포하나요?

[답변]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적어도 100만 개 이상의 소행성이 존재하는데요.

이곳을 '소행성대'라고 합니다.

이곳의 소행성들은 모두 행성이 될 뻔했다 실패한 잔재들이라고 보시면 돼요.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은 소행성과 같이 작은 미행성들이 서로 부딪히고 엉겨 붙어서 만들어졌는데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들은 목성의 강력한 중력 때문에 서로 엉겨 붙지 못해서 여전히 작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겁니다.

즉, 태양계의 행성을 만드는 필수 재료들이 요리되지 못한 채 돌고 있는 거예요.

이 중에서도 금속성 소행성 프시케는 다른 소행성과 강력하게 충돌하면서 지각과 맨틀에 해당하는 부분이 날아가 핵에 해당하는 부분만 남은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행성 탐사를 하는 이유, 막대한 우주 자원 때문일텐데요.

소행성의 자원 채굴, 이뤄진다면 어느 정도의 가치일까요?

[답변]

금속형 소행성에는 철과 니켈 외에도 금, 백금 등 지구에서 희귀한 금속원소가 많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당장은 거리가 멀어서 가는 데 큰 비용이 든다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이 발전해 가져올 수만 있다면 채굴 가치는 무려 약 1,000경 달러로 추정됩니다.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은 소행성에서 자원을 가장 먼저 발굴하는 사람이 첫 번째 조만장자가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민간 소행성 채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소행성 연구의 또 다른 의미도 있다고요?

[답변]

소행성은 태양계 행성들의 원재료이기 때문에 어떻게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했는지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탐사한 소행성이 바로, ‘베누’인데요.

2016년에 발사했던 탐사선이 베누의 토양과 자갈 시료를 가지고 지난달에 귀환했습니다.

분석 결과, 생명체에 기본으로 필요한 물질인 탄소와 물이 풍부하다는 것이 밝혀졌는데요.

이런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소행성이 태양계의 여러 행성이 만들어질 당시 초기 물질을 그대로 보존했기 때문입니다.

[앵커]

소행성 하면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소행성 충돌로 인한 '인류 멸종'인데요.

그럴 확률이 없을까요?

[답변]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의 궤도를 계산한 결과, 다행히 앞으로 적어도 100년 동안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은 없습니다.

다만 2029년 4월에 아포피스라는 소행성이 지구 근처로 꽤 가까이 다가오는데요.

천리안 위성보다 더 가깝게 지구를 지나갈 예정입니다.

궤도를 계산한 결과, 다행히 당장의 충돌 위험은 낮다고 판단되어 안심하셔도 되는데요.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 중 위험한 경우는 없지만, 지금도 새로운 소행성이 계속해서 발견되는 만큼 주의 깊게 소행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KBS 지역국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